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두고 국회의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야당이 한미FTA를 총선용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치 내년 총선을 바라보고 2004년 탄핵상황과 같은 연출을 함으로써 한미FTA 문제를 총선용으로 악용하려는 민주당의 저의는 올바르지 못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홍 대표는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민주당이 민주노동당의 2중대가 됐다"며 "민노당의 인질이 돼 한미FTA를 방해하는데 나서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대한 재논의 약속을 받아오라는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새로 정상회담 회의를 잡는 것은 빠듯한 일정에서 불가능한 것인데 (민주당이) 계속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10.26 재보궐선거 이후 '원조 소장파'로 복귀한 원희룡 최고위원은 "무한경쟁, 세계화 흐름 속에서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의 (시장) 확대는 우리 경제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한미FTA 이후) 양극화가 심해지고, 기회의 차등이 더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 최고위원은 "유럽에서 기업과 정부, 노동자가 사회 대협업을 이뤄 위기를 넘긴 것처럼 우리도 기업들이 FTA 통과 목소리만 낼 것이 아니라 이후 양극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쓴 소리를 했다.
오늘 오후 3시 본회의 예정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2시30분 의원총회를 열어 한미FTA 비준안 문제를 논의한 뒤 오후 3시로 예고된 본회의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원총회 결과를 일단 기다려 보겠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황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국민은 야당과 더 얘기해보라지만 이건 시한이 있는 일"이라면서 비준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에 대해 "오늘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직권상정 가능성에 대해선 "국회의장이 한 일이기 때문에 함부로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며 "아직 (직권상정을) 제안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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