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 "자화찬 화법", "유체이탈 화법"이란 말까지 써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방적으로 국민을 가르치려고 하는 태도, 대통령을 모시는 '예스맨'들의 입장만 부각되는 행태 때문에 국민의 절망과 민심 이반이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원희룡 최고위원. ⓒ프레시안 자료사진 |
그는 "대통령은 열심히 하고 계시겠지만 갈수록 살기 어려워지는 민생의 문제에 여러 가지 소홀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경우엔 자화자찬, 그리고 국민의 개혁 요구에 대해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양 듣는, 그래서 일부에선 '유체이탈 화법'이란 비판까지 듣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 청와대의 개편과 개혁에 대한 강도 높은 요구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과 청와대에도 더 이상 (당이) 예의를 지키고 배려할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원 최고위원은 "당장 지난 선거전부터 생각해보자"면서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도 민심인데, (이를 외면하고) 우리와 경쟁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전투적 공격으로 초점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네거티브와 색깔론 행태에 대해 (당이) 아무런 반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권력의 오만한 입장에서 국민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려고 하고 상대세력을 색깔론으로 몰고가서 우리의 존립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바로 낡은 정치"라며 "우리 자신의 도덕성을 돌아보지 않으면서 정책변화를 얘기하고 공천 변화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민심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최고위원은 "당장 보자. <나는 꼼수다> 수사, 댓글 단 누리꾼에 대한 고발, 소설을 쓴 공지영 작가에 대해 경찰 조사하라고 다그치는 한나라당 인권위원…"이라고 열거한 뒤 "우리 자신이 그동안 언론의 질타를 받았던 선거, 돈, 재산에 관해선 다 덮어놓고 상대방 흠집만 들춰내는 것에 대해 분명한 시정조치와 아픈 자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대선 주자들을 겨냥해서도 "국민의 태풍 같은 정치변화 요구에 대해 자신의 브랜드로서의 정치변화가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당장 어떤 모습으로 발현할 것인지 보여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우리 당 지도부부터 진정으로 국민 앞에 참회해 우리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하겠다는 그런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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