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열릴 서울시장 선거의 '마지막 변수'였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범야권 박원순 후보를 공식 지원키로 결정한 가운데, 한나라당이 이번엔 안 원장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지원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안 원장이 마침내 박 후보 지원에 나서기로 하면서, 안 원장 지지층의 표심이 박 후보에게 향할지가 선거 막판 최대 변수가 된 것.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내심 긴장한 모습이지만, 동시에 '안철수 효과'를 평가절하면서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24일 YTN라디오 <강지원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억지로 안 교수가 지원하는 모양새"라며 "여론조사에서 안 교수의 효과는 반영됐다고 보며,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본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이번 선거는 정정당당하게 박원순 대 나경원의 선거여야 하며, 누구의 힘을 얻은 사람에 대해 시민들이 더 많은 표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원순 대 나경원'을 강조한 나 후보 역시 지속적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을 요청해왔다는 점에서, 이런 비판에서 스스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긴장한 나경원 "안철수, 상왕정치라도 하겠다는 건가"
나 후보 측은 한 발 더 나아가 얼마 전 작고한 애플 창립자 스티브 잡스를 언급하며 "스티브 잡스라면 안 교수처럼 살지 않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나 후보 선대위는 이날 논평을 통해 "(안 원장이) 막판에 초나 치겠다는 것이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박원순 뒤에서 상왕(上王) 정치라도 하겠다는 오만인가"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선대위는 "'철없는 철수 씨의 정치 도박'이라고 규정하기엔 나라의 장래가 걱정된다"면서 "박원순 바이러스에 안철수 백신이 속수무책이었다고 드러날 때 안 교수가 고개를 숙여도 때는 이미 늦을 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같은 당 홍준표 대표 역시 안 원장을 두고 "정치판에 기웃거리는 것을 옳지 않다"고 비판하는 등 박원순 후보를 겨냥하던 칼끝을 이번엔 안 원장에게로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교수가, 그것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 교수 몇 분이 사회운동도 아닌, 특정 정파에 함몰돼 편향된 정치행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교수직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정치를 하려면 교수직을 버리고 정치판에 들어오길 바란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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