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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 첫 '맞대결'…羅 '재산', 朴 '병역'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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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서울시장 후보 첫 '맞대결'…羅 '재산', 朴 '병역' 도마

나경원 "박원순 선동세력" VS 박원순 "네거티브 그만"

오는 26일 열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가 한 자리에서 첫 격돌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범야권 박원순 후보의 시민단체 경력을 들며 '선동세력'이라고 비판에 나섰고, 박 후보는 한나라당의 지난 10년 서울시정을 언급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10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과 함께 후보 자질, 공약의 합리성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나 후보에 대해선 재산, 사립학교법 및 복지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박 후보에 대해선 병역 및 대기업 후원금 논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나경원 "남의 힘으로 지지율 올린 부채 시장" VS 박원순 "지난 10년부터 반성을"

신경전은 모두발언부터 시작됐다. 나경원 후보는 범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후보를 향해 "남의 힘으로 지지율을 올린 '부채 시장'"이라며 공세를 이어나갔다.

그는 이번 선거가 "무슨 무슨 신드롬이다, 무슨 무슨 단일화다 하며 남의 힘으로 지지율을 '부채 시장'을 뽑느냐, 자력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책임 시장'을 뽑느냐의 선거"라며 "저 나경원은 책임 시장, 실천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 10일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왼쪽)과 범야권의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또 "정치를 비판하던 시민사회 세력이 기성정당과 손잡고, 자리를 나누고, 권력을 나누어 도대체 서울을 어디로 끌고 나갈 수 있을지 서울시민은 불안하기만 하다"면서 "시민단체는 시민단체일 때 빛나는 것이지 정치권력에 뛰어들었을 때 이미 그 순수성은 훼손되고 만다"며 공격했다.

또 박원순 후보를 "'가짜 변화'를 부르짖는 선동세력"이라며 규정하며 "진정한 민주주의는 책임있는 정당정치에서 나온다"고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박원순 후보는 "대문자로 쓰인 도시의 화려한 구호(오세훈 전 시장이 내세운 'Hi, Seoul'을 의미)는 아직도 서울시정을 움직이고 주인처럼 행세하고 있다"면서 "지난 한나라당 서울시장 10년은 '사람'과 '변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때 '전시'와 '권력'에 취해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후보는 "도시의 성장을 위해 사람을 희생하지 말고, 사람을 중심에 두는 도시의 청사진을 새롭게 짜자"면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박원순 "병역 기피? 농사만 지어온 부모가 병역법 따져 '기획 입양'?"

본 토론이 시작되자 한나라당이 집중 질타하고 있는 박 후보의 병역문제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박원순 후보는 작은할아버지의 양손(養孫)으로 입적, 6개월 보충역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한 질의를 받자 "당시(1969년) 저는 13살의 나이었고, 시골에서 대가 끊기는 가까운 집안이 있으면 양자를 가는 게 흔한 일이었다"면서 "특별히 불법이나 편법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기획입양'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한나라당에서는 그런 일을 많이 해보셔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한 뒤, "부모님은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고 말 그대로 묵묵히 농사만 지으신 분들"이라며 "그런 분들이 어떻게 병역법을 따져가며 입대를 피하려 했겠느냐"고 반박했다.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시절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에 대해선 "잘 관리하고 잘 썼다면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라며 "아름다운재단은 기부금을 어디서 받고 어떻게 썼는지 모두 웹사이트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어느 정부 기관이 장부를 통째로 올려놓느냐"고 반박했다.

또 "아름다운재단은 우리사회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 애써 온 기부운동의 아이콘"이라면서 "저한테 왔던 돈도 아니고 기부자들이 바라는 곳에 제대로 써왔고, 특별히 비판받을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나경원 "열린우리당 사학법은 전교조 학교 장악 위한 것"

나경원 후보에 대해선 부친이 사학재단을 소유한 사실과 함께 2006년 '사학법 파동' 당시 장외투쟁 등에 적극 나선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나 후보는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았지만 소신으론 (사학법에) 적극적으로 반대했다"면서 "영화 <도가니> 이후 사학법과 사회복지사업법이 한나라당 반대로 무산됐다고 비판하는 분들이 있는데, 당시 열린우리당의 사학법은 전교조의 사학 장악을 용인하는 법이었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사학법의 개방형 이사제는 반대해놓고 최근 사회복지사업법에 공익이사제를 도입하는 것은 모순 아니냐'는 패널의 질문엔 "성격이 다르다. 사학법의 개방형 이사제는 전교조의 학교 장악 의도가 담겨 있었다"고 재차 주장했으나 그 근거에 대해선 "제가 한나라당 법안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며 말을 흐렸다.

그는 국회의원에 당선된 2004년 18억 원 수준이었던 재산이 7년 만에 4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는 것에 대해선 "건물을 하나 매각했는데 시세 차액이 발생했기 때문에 늘어난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새로운 재산을 취득한 게 없다"고 답했다.

박원순 후보를 '남의 힘으로 지지율을 올린 부채 시장'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정작 나 후보 본인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유세를 기대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심한데, 친이·친박이 하나가 되고 박 전 대표가 지원하는 하나 된 한나라당의 모습이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무상급식 등 복지문제를 놓고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나 후보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적극적인 '보편적 복지 반대론'을 펴다가 최근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을 얻기 위해 당론을 새로 정하는 등 입장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수요자 중심의 공급을 해야 한다는 것이 한나라당 복지정책의 큰 틀"이라면서 "한나라당이 공짜 복지의 빗장을 열었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고, 원칙적으로 당론에도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원칙과 소신엔 변함이 없지만, 만약 시장 자리에 가게 된다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복지 재정 확충엔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탤런트 정치인'이란 세간의 평가에 대해선 "아직도 여성정치인에 대한 폄훼나 편견이 많다"면서 "저는 재선 국회의원이지만 최고위원회 선거를 2번 나가서 자력으로 3위로 입성했다. 친이·친박 등 양대 계파에 기대서 이긴 것도 아니고, 자력으로 승부한 것이 저의 콘텐츠"라고 항변했다.

나경원 '색깔 공세'에 박원순 "안보관 투철하니 걱정 말라"

신경전은 후보간 질의 순서에서 더 팽팽하게 이어졌다. 먼저 나경원 후보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맞다고 보느냐"며 박 후보에 대한 '사상 검증'에 나섰고, 이에 박 후보는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지만, 정부 발표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을 정부가 탓하기 보다는 왜 그런 사람이 많은지 정부가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에도 나 후보는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UN에 서한을 보낸 참여연대 출신들이 박 후보 캠프에 많이 들어가 있다"면서 공세를 이어나갔고, 이에 박 후보는 "저희 캠프에 대해 분석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제가 참여연대를 떠난 지 10년이 됐다"면서 "저는 안보관이 굉장히 투철한 사람이니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박 후보는 나 후보에게 "'변화'를 말하기 전에 한나라당이 지난 10년 서울시정을 먼저 반성하고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공세에 나섰고, 이에 나 후보는 "정치권에 대해 반성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저도 시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그래서 제가 나왔다. 늘 갈등을 조장하는 시민단체 후보보다는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권 출신 후보가 (서울시장을)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이밖에도 나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2000년 <악법도 법이다>라는 책을 출판했는데, 희망버스가 서울광장에서 불법시위를 벌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졌고, 이에 박 후보는 "서울광장은 닫힌 광장이 아니라 열린 광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주장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휴식도 하는 그런 도시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이어 박 후보는 "책을 출간할 당시는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낙천 운동을 벌이던 시기"라며 "당시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지만, 저는 부패한 정치인이 부패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곧 참정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또 "마틴 루터 킹도 미국의 흑백분리 정책에 맞서 백인 전용 버스에 타고 구속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박 후보는 한강 수중보 철거 주장에 대한 나 후보 측의 공격이 이어지자 "수중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는 과정이 언론에 '수중보 철거 주장'으로 보도됐다"면서 "한나라당 대표까지 나서서 비난을 하는데, 사람의 진의가 이렇게 훼손되어선 안 된다"며 항변했다.

이어 박 후보는 작심한 듯 "한나라당 의원님들, 선거 이렇게 안 하셨으면 좋겠다"면서 "이런 네거티브 방식으로 선거를 이끌어선 되겠나. 저는 모든 것을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전문가와 시민들로 구성된 사업조정위원회를 통해서 하겠다고 누차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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