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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양된 檢…김준규 총장 "상륙작전 중 사령부 해체한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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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양된 檢…김준규 총장 "상륙작전 중 사령부 해체한 꼴"

'대검 중수부 폐지' 놓고 검찰-정치권 '정면충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수사 기능 폐지를 둘러싼 정치권과 검찰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6일 "상륙작전을 시도하는데 갑자기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정치권의 중수부 수사권 폐지 합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과장급 이상의 간부 전원이 참석하는 긴급간부회의를 주재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것이 어제 오늘의 상황인 것 같다"며 "항해가 잘못되면 선장이 책임지면 되지, 배까지 침몰시킬 필요는 없다"며 폐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김준규 검찰총장이 6일 정치권의 대검 중부수 수사권 폐지 합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김 총장은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민만 바라보고 중수부 본연의 임무인 부패 수사에 전념하겠다"며 "중수부는 거악에 맞서 왔다. 일반인을 소환한 일도 없고 서민을 조사한 일도 없다. 비리척결의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것은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면서도 "작은 부패는 처벌하고 큰 부패는 지나쳐야 할지도 모르는 미래의 모습은 용납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김 총장은 "향후 수사로 말하겠다. 지금 진행 중인 저축은행 수사를 끝까지 수행해 서민의 피해를 회복하겠다"며 저축은행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치권의 중수부 폐지 합의 직후 저축은행 수사가 지연된 것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중수부의 수사 기능 폐지에 합의하자, 김종창 전 금육감독원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미루고 주말인 4~5일 중수부 검사 일부만 출근하는 등 '시위성 태업'을 벌였고, 이에 정치권은 "검찰이 저축은행 사건을 볼모로 저항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 역시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는 분명한 사보타주에 해당한다"며 "검찰이 피해자들을 볼모로 수사를 안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민생을 더 이상 짓밟아선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격양된 검찰, 불쾌한 정치권…檢, 주말 동안 '시위성 태업'도

검찰총장까지 나서 긴급회의를 열고 고강도 성명을 발표하는 등 검찰이 조직적인 저항에 나서면서, 중수부 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란은 검찰과 정치권의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앞서 휴일인 5일 민주당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대변인이 나서 검찰의 반발이 '입법권에 대한 침해'라며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의 조직적인 반발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은 예정대로 강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못 박은 것.

이날 김진표 원내대표는 "중수부 (수사 기능) 페지는 이미 2개월 전 여야가 합의한 것"이라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 수술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저축은행 사건의 수사 지연에 대해서도 "만약 국방개혁이 마음에 안 든다고 군인들이 총을 버리고 집에 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라며 "검찰은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저축은행 권력형 비리 게이트 수사를 하느니 마느니 하면서 국민들을 협박하지 말고 신속히 수사를 해 나가라"라고 꼬집었다.

민주 "중수부 폐지 저항수단으로 저축銀 수사한 것 아니냐"

국회 사법개혁특위 검찰소위 위원장인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검찰이 저축은행 수사를 지렛대 삼아 대검 중수부 폐지에 저항하고 있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중수부 수사권 폐지는 이미 지난 4월에 합의된 내용인데, 이제 와서 검찰이 반발하는 것은 부산저축은행 수사가 중수부 폐지를 저지하기 위해 실시됐다는 세간의 의혹을 반증하는 결과"라며 "검찰이 부산저축은행 수사와 중수부 폐지를 연결시키는 것은 오히려 수사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6일 김 총장이 기자회견에서 "작은 부패는 처벌하고 큰 부패는 지나쳐야 할지도 모르는 미래의 모습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삼화저축은행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는데 삼화저축은행 사건은 '작은 비리'라고 단정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변인은 "검찰총장의 직접 지시를 받는 중수부는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이제 지방 검찰청의 검사들에게 맡겨 놓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도 검찰의 반발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인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중수부 수사기능 폐지까지는 아직 여러 절차가 남아있다"며 "검찰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지난 4월 합의한 대로 중수부 수사권 폐지안을 오는 20일 국회 사법개혁특위에서 통과시키고, 6월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사법개혁특위는 오는 20일 활동이 종료되는 만큼 오는 7~8일 검찰소위를 다시 열고 20일 이전 5차례의 전체회의를 열어 사법개혁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법개혁특위 활동 시한인 20일 이전까지 중수부의 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정치권과 검찰의 힘겨루기는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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