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에 전력이 공급돼 냉각 장치가 돌아가면 이번 원전 사태는 최대 고비를 넘기게 되지만, 냉각에 실패할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따라서 이번 주말은 원전 사고를 수습하는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14일 위성 영상에 잡힌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의 폭발 모습. ⓒ뉴시스 |
원자력안전보안원 "주말 내 1~6호기 모두 전력 복구 가능"
원자력안전보안원은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중으로 원전 1호기와 2호기의 냉각장치에 전력 공급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5호기와 6호기도 오늘 중으로 전력이 공급될 것"이라며 "3호기와 4호기의 전력은 내일(20일) 복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 외부 송전선을 원전 전력공급 설비와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원전에 전력을 공급할 길이 열린 것이다.
현재 작업 요원들은 전력 공급을 위해 1500여m 길이의 원전 내부 송전선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 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냉각 장치의 작동 여부를 점검한 뒤, 원자로 1호기와 2호기, 3호기와 4호기 순서로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핵 재앙 갈림길', 냉각 장치 작동할까
전력 공급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냉각 기능이 정상화되면, 열로 뜨거워진 원자로를 식힐 수 있어 이번 원전 사태는 큰 고비를 넘게 된다. 그러나 외국의 원전 전문가들은 전력 공급이 재개되는 이번 주말을 사태의 분수령으로 점치면서도, "전력 공급만으로 안심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예정대로 전력이 복구되더라도, 냉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진·폭발 당시의 충격이나 바닷물 투입 과정에서 섞여 들어간 소금기, 모래 등이 냉각 장치 자체를 망가뜨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ASN)의 올리비에 굽타 부사무국장은 "전력 복구는 긍정적이지만 신중해야 한다"면서 "파이프가 손상되거나 취수가 막혀 해수를 퍼올릴 수 없다면 전력 복구로 기대했던 효과를 모두 얻을 수는 없을 것"으로 말했다.
런던채텀하우스(왕립 국제문제연구소)의 맬컴 그림스톤은 원자로가 냉각수 수위를 유지하지 못해 압력용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는 '임계점(critical point)'에 이르렀으며, 사용후 핵연료의 경우 더욱 일촉즉발의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48시간을 넘긴다고 해서 반드시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 "원자로 노심으로 냉각수가 안정적으로 주입되고, 냉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해 내부 온도가 상당히 내려간 것이 실제로 확인되지 않은 이상 후쿠시마 원전 위기가 끝났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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