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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코레일 사장 "무슨 사고는, 사람이 다쳤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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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코레일 사장 "무슨 사고는, 사람이 다쳤습니까?"

KTX·전철 잇딴 사고·고장에도 코레일 수뇌부는 '무덤덤'

최근 잇따르고 있는 KTX 및 전철의 사고·고장. 허준영 코레일 사장의 안이한 발언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허준영 사장은 26일 KTX산천과 경춘선 사고 후 YTN과의 인터뷰에서 "무슨 사고는, 무슨 사람이 다쳤습니까? 좀 이상 신호가 들어오니까 그걸 점검하고 다시 출발한 건데, 그걸 가지고 무슨 큰 일 난 것 같이. 그게 그냥 어디까지나 작은 고장인데…"라고 말했다.

YTN은 "(허 사장이) 오히려 언론 보도가 불안감을 조성해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사소한 고장도 없도록 잘 점검해서 안전운행 하겠다"는 허 사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YTN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열차 안전사고에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코레일은 이번에도 똑같은 약속만 되풀이했다"고 비판했다.

방송된 '코레일 최고 책임자'도 "그건 뭐 잠깐만 있다 섰다 간 건데요. 근데 무슨 일 때문에 물어보시는건데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한국형 KTX인 KTX-산천 354호 열차가 오전 9시 대구를 출발한 뒤 20분 만에 동력 이상이 발생해 멈췄고, 승객 600여 명이 대전역에서 내려 비상열차로 갈아타야 했다.

더구나 같은 날 오전 7시20분 경춘선 급행전철이 청평역에서 멈춰 승객들이 일반열차로 갈아타 예정시간보다 40분 늦게 종점인 상봉역에 도착하는 등 고장이 연달아 일어났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1일 광명역에서 KTX가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났고, 23일에는 경의선 전철 정전사고가 났으며, 25일에도 KTX가 경기도 화성 구간에서 열감지 센서 오작동으로 멈춰섰었다. 2010년에도 2월 천안아산역 신호장치 고장으로 KTX 25편이 지연운행된 것을 시작으로 5건의 고장이 보고됐었다.

26일 대전역에서 열차 지연 불편을 겪었던 한 시민은 "주말부부라 KTX를 자주 이용하는데, 요즘 사고와 고장이 잦아 불안이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라며 "비행기가 교통수단 중 사고율로 보면 가장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만의 하나 사고가 나면 죽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불안 하듯이, 시속 300km로 달리는 KTX도 사고가 나면 대형 사고가 될 가능성이 큰데, 좀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지 않느냐"고 불평했다.

ⓒ연합뉴스

코레일의 안이한 태도에 언론들도 질타를 가했다. <경향신문>은 28일 "사고보다 더 걱정스러운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이라는 사설을 통해 허 사장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철도 수송 총책임자로서의 자격이 의심스러운 위험천만한 안전불감증"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현 정부 들어 코레일은 전체 인력의 15%에 달하는 5115명의 인력을 감축했는데, 이들의 58%가 차량정비 및 철도시설의 유지보수 업무 담당자였다"며 "코레일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인력 운영 효율화를 앞세운 현장 유지보수 인력 및 검사 횟수 감축이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도 광명역 탈선 사고 당시 성명을 통해 "매년 '업무 효율화'라는 명분으로 철도 내 각 분야에서 현업 인력을 감축해왔고, KTX 2단계 개통, 경의선·경춘선 등 신규노선이 개통돼 업무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유지보수 업무 점검 주기의 축소, 외주화 등을 열차 안전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진행해왔다"고 비판했었다.

<한국일보>도 1면에 "KTX-산천 타기 무섭다"는 기사에 이어 2면에 "현장 유지보수 인력 3000명 감출 '예고된 인재'"라는 분석기사를 통해 기술 인력 감축을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고속철은 첨단 기술을 다루는 분야인데 코레일이 과연 그럴 만큼의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철도 기술을 다루는 회사가 아니라 열차를 '관리'하는 회사가 된 것 같다"는 철도기술연구원장을 지낸 송달호 우송대 교수의 말을 전했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1980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 공무원으로 일하다 1984년 경찰에 입문한 뒤 2005년 경찰청장을 역임하고 물러날 때까지 20여 년을 경찰로 일해 온 인물이다. 경찰복을 벗은 뒤에는 한나라당에 입당해 지난 대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행정자치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2009년 3월 코레일 사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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