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경내에 사진으로 단장한 컨테이너가 들어섰다. 사방이 유리창인 이 '상설 전시 공간'엔 발파 공사로 구멍이 뚫린 낙동강의 마애부처상, 4대강 공사로 파헤쳐진 낙동강 '제1비경' 경천대의 사진이 내걸렸다. 볼품 없던 5.5평의 작은 공간이 '모래, 강, 그리고 아픔'을 주제로 한 사진 전시관으로 선을 보인 것.
넓고 근사한 전시장은 아니지만, 이동이 편하다는 강점도 있다. 사진전을 할 장소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고, '4대강의 오늘'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짐을 꾸려 떠나면 된다.
▲ 14일 조계사 경내에서 문을 연 4대강 '상설 전시관'. ⓒ프레시안(선명수) |
'이동식 전시관'의 아이디어를 내놓은 지율 스님은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장소가 바뀌어도 그 안에 담긴 목소리는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며 "정부는 6월이면 주요 공정을 모두 끝낸다고 하지만, 강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컨테이너 전시'는 점차 방향성을 잃고 있는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이어나가기 위한 하나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율 스님의 '모래, 강 그리고 아픔' 사진전은 오는 3월 4일까지 조계사 경내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이후엔 시사만화가들의 만평 전시와 4대강 사업 관련 다큐멘터리 상영회도 연이어 이 공간에서 열린다. 이후 전시회 일정과 장소는 초록공명 누리집(☞바로 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