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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5조면 될 예산 22조로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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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5조면 될 예산 22조로 부풀렸다"

경실련 "대운하 때 주장한 '골재 매각비', 4대강 사업에선 증발"

4대강 사업비로 책정된 22조2000억 원이 준설토 판매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애초 한반도대운하 사업 계획에선 총 사업비 16조 원 중 8조 원을 골재 매각 대금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던 반면에, 4대강 사업에선 이 같은 비용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9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함께 4대강 사업비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토건관료가 5.7조 원이면 될 사업을 22.2조 원으로 부풀렸다"며 "골재 매각 대금으로 사업비를 충당하고, 사업 규모만 재조정한다면 5.7조 원에 4대강 사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액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4대강 사업비 22조2000억 원의 약 4분의1 정도의 규모다.

▲ 4대강 사업으로 강에서 퍼올린 막대한 양의 준설토. ⓒ최항영

대운하 때 나왔던 '골재 매각' 주장, 왜 슬그머니 자취 감췄나

4대강 사업에서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공정은 준설로, 총 22조2000억 원의 사업비 중 5조2000억 원이 투입된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에서 퍼내는 준설토만 총 5억2000만㎥로, 이는 우리나라 가구당 50톤, 1인당 17톤 씩 나눠줄 수 있는 엄청난 물량이다. 15톤 트럭에 적재한다면 트럭이 5855만 대가 필요하고, 준설토를 일렬로 세운다면 서울에서 미국 로스엔젤라스까지 27번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경실련은 이렇게 퍼내는 준설토 중 80%를 골재로 활용해 매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각 비용이 단 한 푼도 4대강 사업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반도대운하 발표 당시 사업비 16조 원 중 골재 매각 대금으로 8조 원을 충당하고, 나머지 8조 원은 민간 자본을 끌어와 국민 세금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경실련

반면 4대강 사업에선 전체 준설량(5.2억㎥)이 대운하 사업(11.5억㎥)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비는 대운하 사업(8조3000억 원)보다 3배가량 높게 책정됐다. 경실련은 "사업 규모는 절반인데 왜 자금은 3배가량 투입되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며, 이는 4대강 사업 자체가 '주먹구구 식'이라는 것은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꼬집었다.

경실련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대운하 발표 당시 강에서 퍼내는 총 11.5억㎥의 준설토 중 8.3억㎥의 골재를 매각(㎥당 1만 원 씩)해 얻는 8조 원의 수익을 사업비로 충당한다는 내용을 들며, "이 방식대로라면 4대강 사업으로 파낸 골재 5.2억㎥ 중 80%인 4억㎥의 골재를 매각해 최소 4조 원 규모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어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 당시 주장했던 골재 매각 수입 8조 원은 부풀려진 것이고, 골재 선별비용 및 공사비용을 고려한다면 ㎥당 5000원에 매각 가능할 것"이라며 "이 방식대로 4대강 사업의 골재 매각 비용을 추정한다면, 5.2억㎥의 준설토 중 유용 가능한 골재 4억㎥을 매각해 총 2조 원의 매각 수입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이어 "그러나 현재 4대강 사업비를 책정한 토건 관료들은 5.2억㎥의 준설토 중 절반 수준이 사용할 수 없는 '사토'라며 농지에 파묻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단 한 푼의 매각 수입도 계산하지 않고 4대강 사업비 모두를 국민 세금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 "결국 5억㎥가 넘는 황금모래를 파낸 후 다시 농지에 파묻는 어이없는 사업에 5조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토건 재벌에게 떡 나눠주듯 나눠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이명박 대통령은 무슨 연유로 대운하 사업 때는 선전했던 골재 매각비를 4대강 사업에선 한 푼도 책정하지 않았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이는 자신이 계획했던 대운하 사업이 매우 엉터리였음을 인정하는 것이거나, 무모한 사업 기간을 맞추기 위해 골재 매각 포기를 지시하거나 농경지에 파묻을 비상식적인 생각을 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4대강 사업, 불필요한 예산 빼고 골재 매각하면 5.7조에 가능하다"

이밖에도 경실련은 "골재를 매각하고 사업 내용 중 환경부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시행하는 사업을 제외해 별도로 추진한다면 5조7000억 원에 4대강 사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 낙동강에서 퍼올린 준설토를 농지에 성토해 놓은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 현장. ⓒ프레시안(최형락)

4대강 사업으로 나오는 골재를 매각하면 준설 및 골재선별비용을 골재업자가 부담해 준설비(3.8조 원)과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비(1.2조 원)이 필요없게 되고, 여기에 환경부·농림부가 추진하는 저수지 증설 및 하천수질 개선사업(6.8조 원) 등을 제하면 실제 4대강 사업비가 7조7000억 원으로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또 여기에 골재 매각 수입 2조 원을 4대강 사업비에 반영한다면 총 5조7000억 원에 4대강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끝으로 "사업비 16.5조 원을 부풀린 사업 책임자를 공개하고 문책해야 하며, 국민적인 공감없이 추진돼 막대한 예상 낭비를 초래한 4대강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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