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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4대강 사업 이후 '8개 인공호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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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4대강 사업 이후 '8개 인공호수' 된다"

오충현 교수 "인공하천으로 변모해 생물다양성 급감할 것"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자연하천이 인공하천으로 변해 하천의 생물다양성이 급감하고, 낙동강의 경우 보 건설로 하천 생태계가 '호소 생태계'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충현 동국대학교 교수(바이오환경과학과)는 26일 서울 중구 동국대 혜화관에서 열린 '하천식물 생태계 복원'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히고, "낙동강을 8개의 보로 막을 경우 낙동강 유역 전체가 거대한 8개의 호수로 변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낙동강은 낮은 하상 계수로 물의 흐름이 정체돼 현재도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는데, 여기에 높이 10m 남짓의 보 8개를 세워 강물을 막으면 유역 전체가 더 이상 강이 아니라 8개의 호수로 변화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낙동강 유역의 모래밭, 갈대숲, 하반림 등이 소멸해 하천의 생물다양성이 심각하게 저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 건설과 강바닥 준설로 인해 물의 흐름이 정체되고 강의 수심이 깊어지면, 얕은 물에 사는 여울성 토종 민물고기보다 깊은 곳에서 사는 어류가 우세종으로 등장하고, 결국 하천의 생태계가 점차 '호소 생태계'로 변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얕은 물에 서식하는 흰수마자와 돌상어, 꾸구리, 묵납자루 등의 법정보호종 어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 자연하천과 인공하천의 횡단면 비교. ⓒ오충현교수

오 교수는 이어 "여울과 소가 이어지는 자연하천은 유속의 변화가 있어 하천생물들에게 다양한 서식처를 제공하고 건기에도 충분한 수심으로 수생 생물의 부양이 가능하지만, 인공하천의 경우 분급되지 않은 자갈들이 생물의 서식 공간을 감소시킨다"며 4대강 사업으로 자연하천이 '인공하천'으로 변하면 생물다양성 역시 급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준설과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서도 "세상에 어느 나라가 수질 정화 기능을 하는 강바닥의 고운 모래를 퍼내서 농지에 쏟아 붓느냐"며 "농지에 성토된 준설토 중 고운 모래는 비가 오면 쓸려 내려가 결국 자갈만 남을 것이다. 결국 멀쩡한 문전옥답이 졸지에 자갈밭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낙동강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 현장에 성토된 준설토. ⓒ프레시안(최형락)

"홍수터 없애는 4대강 사업, 하류에 물 폭탄 낳을 것"

이밖에도 오충현 교수는 독일 라인강의 라스타터(Rastatt)습지 복원 사례를 들며 "정부가 4대강 사업을 강행한다면 독일의 시행착오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19세기 말~20세기 초 라인강 정비 사업으로 강을 직강화해 '인공 수로'로 만들었던 독일은 정비 이후 더 많은 홍수가 발생하고 강변에 서식했던 다양한 생물종이 감소하자 1984년 자연 식생 회복을 위해 습지 복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 끝에, 라스타터 주변의 제방이 습지로 복원돼 동식물의 서식 장소가 확보됐으며, 홍수 시에는 이 습지들이 범람원으로 기능해 홍수 조절 기능 역시 회복됐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강 주변의 주요 범람원을 습지로 유지하고 복원해 범람원이 가지는 생태적 기능 및 홍수 조절 기능을 수행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이와 정반대로 하천의 흙을 홍수터에 쌓아 홍수 시 물에 잠길 공간 자체를 없애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낙동강의 경우 4대강 사업으로 강 주변의 홍수터를 메워 도시와 하천의 표고가 비슷해지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하천 주변에 물이 넘치면 잠길 공간 자체가 사라져 호우 시엔 하류 쪽에 어마어마한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이어 "홍수터 회복은 생태적인 중요성도 있지만 수리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지금처럼 4대강 사업을 강행한다면 결국 나중에야 홍수터와 동식물 서식처 복원에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며, 그것은 결국 미래세대가 떠안아야 할 몫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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