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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양병무 사장, '행복한 논어 읽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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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양병무 사장, '행복한 논어 읽기'④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

논어에서 공자의 가르침을 깨달을 때 무릎을 치며 감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자가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후에 쏟아 내는 말이라 거침이 없다. 강가의 조약돌처럼 모난 곳 없이 원숙미를 보여준다. 마치 인생종합대학에 다니는 느낌이다. 특히 언어의 경제성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물론 뜻을 중시하는 표의문자인 한자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단 몇 마디로 촌철살인의 지혜를 공급해 준다. 공자의 제자인 자로가 스승의 포부를 듣고 싶다고 묻자 공자가 대답한다.

노자안지 붕우신지 소자회지(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
노인은 편안하게 하고, 벗에게는 미덥게 하고, 젊은이는 감싸주고 싶다.

공자의 인생관은 감격 그 자체이다. 어쩌면 평생을 품고 살아가야할 말을 이처럼 간단명료하게 제시해 줄 수 있을까. 더욱이 지식사회인 오늘날에도 진리로 다가올 수 있으니 놀라울 뿐이다. 그 의미를 좀 더 현대적으로 해석해 보자.
첫째는 노인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노자안지(老者安之)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나이든 사람들은 편안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보수적이 되는 것이다. 인생에서 이런 일 저런 일을 겪다보니 의사결정을 할 때도 고려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노인이 되면 말이 길어진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까닭이다. 또 기억력이 떨어져 이미 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와 같은 노인의 특성을 젊은 사람들은 싫어한다.
그러나 관점을 조금만 바꾸어 보자. 젊은 사람 역시 자신도 언젠가는 나이 든다는 것을 인정하면 노인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까. 오늘 답답하게 보이는 노인의 모습은 미래 자신의 모습이다. 노인을 이해하고 편안하게만 해주면 노인은 가지고 있는 것을 아낌없이 주고 싶어 한다. 아무리 디지털시대라고 할지라도 역시 경험은 소중하다. 노인을 인생의 스승으로 삼고 자문을 구하면 무한한 지혜를 공급받을 수 있다.
둘째로 친구에게 신뢰감을 주는 붕우신지(朋友信之)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세상을 살면서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살 수는 없다. 우리 속담에 "아, 다르고 어, 다르듯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고려할 사항이 많아진다. 그러나 친구 사이에서는 이러한 제약이 없다. 서로가 모든 것을 다 알기에 위장을 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장을 할 수도 없다. 자신의 모든 것이 투명하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친구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정직한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직장에서는 어떤 사람이 좋은 친구일까. 지식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그 공유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창의성이 발휘된다. 오늘날과 같은 네트워크시대에는 친구의 개념 역시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친구를 나이가 비슷한 사람만으로 고집해서는 곤란하다. 예컨대 동호인 모임에서 친구를 같은 연령대로 제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나이를 강조하다 보면 친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로 젊은 사람에게 아량을 베푸는 소자회지(少者懷之)의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서 한자 회(懷)는 품는다는 뜻이다. 젊음의 특권은 도전에 있다. 경제학자인 슘페터가 '창조적 파괴'를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험을 감행하려는 용기가 있었기에 역사의 진보가 있었다. 젊은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말자. 생각이 다를 때는 왜 그런지 물어보자. 젊은 사람 나름대로의 논리와 합리성을 발견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
젊은 사람을 만나면 강의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대화를 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강의는 일방적이지만 대화는 쌍방 통행이다. 강의하려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때로는 젊은 패기가 다소 건방지게 보일 때도 있다. "젊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면 어떨까. 왜냐하면 "나도 젊었을 때 그랬으니까"라고 생각하면서. 벼는 익으면 고개를 저절로 숙인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벼는 고개를 숙이기 직전까지 가장 꼿꼿한 자세로 서 있는 단계를 거쳤다는 점이다.
젊은 사람이 실수할 때 너그럽게 용서하는 관용의 자세도 필요하다. 실수를 성공의 여정에서 거쳐야 할 과정으로 생각하고 오히려 격려하는 자세를 가지면 어떨까. 나아가 칭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칭찬과 격려만큼 젊은 사람들을 품어주는 일도 없다.
"당신은 최고십니다. 당신은 대답하십니다."
서린바이오사이언스의 황을문 사장과 임직원들은 아침 인사를 이렇게 시작한다. 회사를 누가 방문하든 눈길이 마주치면 똑같이 인사를 한다. 방문객들은 어디에서도 받아보지 못한 인사라서 약간 어색하지만 기분이 좋아진다. 자신을 최고이며 대단하다고 칭찬해 주는데 기분 나쁠 사람은 없다. 황 사장은 직원들을 최고로 대우하는 이유를 "직원들의 탁월한 역량과 높은 의식수준을 최고로 신뢰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다른 회사에 근무하다가 이 회사에 온 노병선 팀장은 "사장님께서 직원들을 최고라고 인정해 주시고 잠재능력을 믿어 주시니 자신감이 생기고 창의성이 생겨나요. 직장생활이 너무 신나고 행복합니다. 직원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협력하는 기업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사장님을 신뢰하고 존경하며 닮기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도 많이 있습니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해 준다. 황 사장의 칭찬과 마음 경영이 직원들에게 체화되어 신바람 나는 직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공자는 일생을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할 좌우명을 '노자안지 붕우신지 소자회지(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라는 세 마디로 압축해 주었다. 이런 공자를 누가 싫어하겠는가. 최근 우리사회에 세대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보수와 진보는 역사상 언제나 있어 왔다. 보수와 진보가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상대방을 배려해 줄 때 발전이 있는 법이다.
노인과 젊은이 구분은 나이가 절대적인 기분이 될 수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다. 생각이 젊으면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젊은 것이다. 영원한 노인 영원한 젊은이란 없다. 다만 상대적인 노인과 상대적인 젊은이가 있을 뿐이다. 노년과 장년과 청년세대가 역지사지의 자세로 상대방에게 평안과 믿음과 관용을 베풀 때 개인의 참다운 성공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더욱 성숙된 사회가 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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