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도 고교 간판 따라? 서울대 합격자 '특목고'가 독식

상위 7위 중 일반고는 한 곳도 없어…'강남 쏠림' 현상도 심각

최근 4년간 서울대 합격생을 많이 배출한 상위 10개 고교가 모두 과학고·외고·예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대 신입생 4명 중 1명이 특목고 출신일 정도다.

20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황우여 의원(한나라당)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2007~2010학년도 전국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수 현황'을 보면, 최근 4년간 서울대 합격생이 가장 많은 학교는 서울예고로 340명에 이르렀다.

이어 10위권에 든 고교 목록을 보면 서울과학고(324명), 대원외고(266명), 한성과학고(159명), 선화예고(140명), 명덕외고(124명), 한국과학영재학교(112명) 순이었다. 10위권 중 특목고가 아닌 학교는 자율형사립고인 전북 상산고(104명)가 유일, 전체 8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경기과학고(103명), 국악고(100명), 용인외고(89명), 한영외고(81명), 대일외고(77명)가 이었다.

▲ 황우여 의원실이 공개한 2007~2010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배출 상위 10개 고교. ⓒ황우여의원실

10여 년 전인 1999학년도만 해도 상위 10위권 안에 일반고가 4곳이 포함됐지만 최근에는 외고, 과학고, 예고, 자사고 등의 학교가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2010학년도) 서울대 신입생만 놓고 보면 특목고 출신은 총 903명으로 전체(3459명)의 26.1%를 차지했다. 서울대 신입생 4명 중 1명이 특목고 출신이라는 얘기다. 서울대의 특목고 출신 신입생 비율은 2007년 19.4%(663명), 2008년 21.2%(728명), 2009년 23.4%(790명), 2010년 26.1%(903명)로 계속 늘고 있다.

전국에서도 서울, 서울에서도 강남…'쏠림 현상' 심각

합격자 수 상위 100위 고교를 지역별로 따져 보면 서울이 51개교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합격자 수도 3211명으로 전체(5458명)의 58.8%를 기록했다. 즉,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합격자 수를 전부 합쳐도 서울보다 합격자 수가 적은 셈이다.

서울 안에서도 강남·서초·송파 지역 고교가 26곳(50.9%)이나 돼 '강남 쏠림' 현상이 두드려졌다. 이어 △경기(14개교, 650명) △대구(7개교, 262명) △대전(7개교, 240명) △부산(5개교, 273명) △광주(3개교, 99명) △경남(2개교, 104명) 순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황우여 의원은 "서울 강남 3구에 서울대 합격자가 지나치게 몰려 있고, 특목고 출신 신입생도 계속 늘고 있다"며 "지방과 일반고 학생의 서울대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