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부터 金칠 하는 로스쿨…전형료만 75만원"

"돈없는 학생은 원서도 내지 말라?"…사립대 "최소 비용"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 이준희 씨(가명·26)는 당장 11일부터 시작된 원서 접수가 걱정이다. 가군과 나군, 단 두 곳의 로스쿨을 지원하는데만 해도 각각 25만 원 씩 총 50만 원이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서류전형에서 떨어진다고 해도 환불받을 수 있는 돈은 응시료의 절반도 안 되는 5~10만 원 가량.

지난 8월 응시한 '리트'(LEET·법학적성시험)를 보는데도 응시료만 자그마치 25만 원이 들었다. 로스쿨 지원을 위해서는 리트 성적표가 필수다. 리트와 로스쿨 두 곳 전형료, 즉 시험을 보는 데에만 75만 원이 드는 셈이다. 여기에 몇 번의 토익 시험 응시료, 로스쿨을 준비하며 다닌 학원비, 인터넷강의 수강료까지 합치면 로스쿨 입시에 들인 돈만 200만 원 남짓.

리트 시험은 그나마 수강료를 아끼기 위해 인터넷강의를 찾아 들었지만 과목별로 30만 원 정도의 수강료가 들었고, 면접 대비 강의도 고작 8회 수업에 50만 원이나 들어간다. 이 씨는 "원서비만 75만 원이 넘게 드는데, 로스쿨 시험 관련 정보가 없다보니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학원을 찾아 로스쿨을 준비해 수백만 원은 기본으로 들어간다"며 "학원비도 원서비도, 부르는 게 값이다 보니 수험생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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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논란에도 몇몇 대학 전형료 인상

지난 11일부터 5일간 전국 25개 로스쿨의 2011학년도 입학원서 접수가 진행되고 있다. 로스쿨의 높은 등록금 뿐 아니라 입학 시험을 보기 위한 전형료 역시 만만치 않아 수험생들의 원성이 적지 않다.

서울지역 사립대의 법학전문대학원의 경우 대부분이 25만 원대다. 고려대, 연세대, 건국대, 서강대, 경희대, 한양대. 한국외대, 이화여대 등은 1인당 전형료 25만 원을 받고 성균관대는 20만 원이다.

로스쿨 도입 첫 해부터 높은 전형료 때문에 사회적 논란을 빚었지만 몇몇 대학은 오히려 올해 전형료를 올렸다. 지난해 전형료로 17만 원을 받았던 고려대와 20만 원을 받았던 서강대, 한국외대 등은 일제히 5~8만 원을 올렸다.

서울대는 7만원, 사립대 전형만 비싼 까닭은?

사립대학들은 "로스쿨 전형 과정은 서류, 논술, 면접 등으로 다양하다", "전형 과정에서 드는 비용이 높다"는 등의 해명을 내놓는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전형료 산정할 때 비용 대비 잉여금을 남기거나 하지 않는다. 나름의 최소 비용을 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사립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전형 과정을 운영하는 국공립대의 로스쿨 전형료는 10만원 선에 불과하다. 서울대 로스쿨은 7만원, 서울시립대는 10만원의 전형료를 받고 있다.

게다가 사립대학 중에는 높은 전형료를 책정해놓고 기초생활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이 지원할 수 있는 특별전형을 운영하지 않거나 특별 전형도 적지 않은 액수의 전형료를 받는 곳도 적지 않다.

이화여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은 특별전형료로 5만원을 받고 있는 반면 고려대, 경희대, 중앙대, 한양대 등의 대학은 일반 지원자와 같은 전형료를 받고 있다. 건국대의 특별 전형료는 15만 원, 인하대는 10만원 선이다.

법학대학원의 전형료 수준은 일반 대학원의 전형료에 비해서도 터무니없다는 지적이다. 고려대는 석사 전형의 경우 7만원, 석사·박사 통합은 8만 원을 받고 있고 중앙대, 성균관대도 8만 원 선이다.

한 로스쿨 수험생은 "한마디로 돈 없는 학생은 원서도 쓰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로스쿨 합격해도 1000만 원 안팎의 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라는데 전형료는 일종의 '맛뵈기'인 모양"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