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연세대 연세·삼성학술정보관에서 열린 학위 수여식에서 이기수 총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연세대-고려대의 '우정'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 기도하는 '두 총장'. 7일 연세대에서 열린 고려대 이기수 총장의 명예박사 학위수여식에서 이기수 총장(왼쪽)과 김한중 총장이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는 연세대 총장의 환영사에 대한 답사에서 "세간 사람들은 한국 대학의 양대 산맥으로 고려대와 연세대를 들면서 둘의 차이점을 얘기하지만, 저희 양대 사학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많고, 여느 대학과는 나눌 수 없는 둘만의 교감이 있다"며 "명예박사 학위는 29만 고대인에 대한 영원한 우정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김한중 총장도 환영사를 통해 "오늘 이 자리는 사학의 쌍벽이며 영원한 친구인 고려대 이기수 총장께 학위를 드리는 뜻 깊은 자리"라며 "이 총장은 연세대와의 교류 협력에 크게 기여해 왔다. 넉넉한 큰 형님처럼 많은 것을 품어주시는 이 총장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연대는 미션스쿨, 고대는 민족대학…각 학교의 연원을 얘기한 것일 뿐"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던 이기수 총장은 수여식 직후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서울대는 국립대, 연세대는 미션스쿨, 고려대는 민족대학, 이렇게 학교의 연원을 얘기한 것뿐인데 그게 어떻게 비하가 될 수 있느냐"라고 해명한 후 급히 자리를 떴다.
앞서 이기수 총장은 6일 '고대의 역사, 전통과 미래(가칭 고려대학(學))'라는 과목의 강사로 나서 서울대와 연세대, 이화여대를 일제히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이 수업은 학생들에게 이른바 '고대 정신'을 가르친다는 의미에서 이번 학기에 신설됐고, 이 총장은 "이미 고대는 대한민국 제1 대학"이라며 "국립대는 해방되고 난 이후나 국립대이지, 그 전에는 일본이 한국을 침략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든 관립대였다"며 서울대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이외에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킬 수 있는 대학은 사립대에서 찾아야 한다"며 "사립대는 고대 아니면 연대·이대인데, 연대·이대는 기독교 교리 전파의 수단으로 만든 대학이지 대한민국 대학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연대 창립기념식 때 단상에 7명이 올라가 있는데, 김한중 총장 외에는 다 목사더라"며, "(한 사람이 단상에서) 기독교 이념을 전파하려는 목적의 실현을 위해 연대가 있고 (그런 차원에서) 연대가 커 나가야 한다는 연설을 하더라"고 말했다. 7일 연세대에서 열린 이기수 총장의 학위 수여식 역시 찬송과 기도, 축도로 구성된 '기독교 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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