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미화 "KBS 임원들, 연기자 밥줄 쥐었다고 함부로 대하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미화 "KBS 임원들, 연기자 밥줄 쥐었다고 함부로 대하나"

KBS에 정면 반박 "친정집에서 고소당한 딸의 심정"

"KBS 임원 여러분, 저에게 예의를 갖추십시오!"

방송인 김미화 씨가 19일 '블랙리스트' 발언에 자신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한국방송(KBS)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미화 씨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기 1시간 전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미화 씨는 강경한 어조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대체로 침착한 태도를 유지했다. 때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 때에는 목소리에 울음기가 섞이기도 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이번 사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반영했다.

김미화 씨는 "그래도 제가 찍소리라도 할 수 있는 자리에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김 씨는 미리 준비해온 "저를 잃지 마십시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KBS가 연기자들의 밥줄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는 "지난 2주동안 입장을 바꿔서 깊이 생각해봤다. KBS가 뭐가 그렇게 고소를 할 정도로 억울했을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면서 "내가 쓴 글을 보면 도대체 블랙리스트라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없다면 왜, 무슨 근거로 나에게 불이익을 주느냐 이것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KBS와의 인연을 이야기했다.

"80년대 '쓰리랑부부'로 전례없는 60% 시청률을 올리고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저입니다. 10년 전 KBS 내에 구성원들이 모두 반대하실 때 제작본부장님 실에 기획서 하나 들고 찾아가, 좋은 코미디 만들어보겠다고 설득했고 후배 개그맨들 데리고 피디, 작가들과 온갖 고생하면서 자리잡아 놓은 <개그콘서트>, 10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국민에 사랑받는 KBS 효자 장수 프로그램 아닙니까? 저는 우리 후배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출연할 준비가 되어 있고 또한 그럴 자격이 있는 몇 사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제가 KBS에 출연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때, 적어도 물어볼 수 있는 권리 정도는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이어 김미화 씨는 "KBS 임원 여러분, 제게 예의를 갖추십시오"라고 말하며 어조를 높였다. 그는 "임원 여러분들이 연기자의 밥줄을 쥐고 있다고 생각해서 연기자를 그렇게 함부로 대하느냐"며 "제 이마에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이 제발 거짓말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달라고 비참한 제 심경을 담아 아침에 짤막한 글로 하소연을 했더니 당일 여러 통로를 통해 저에게 으름장을 놓고 곧바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만약 그날 트위터에 올렸던 저의 개인적인 푸념이 대한민국에서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다"면서 "다만 이번 사건에 있어서 저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 송사에 소모되는 정신적, 금전적 피해와 소모적 논란으로 야기되는 사회적 혼란에 대한 책임은 KBS 임원 여러분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블랙리스트가) 없으면 '없다' 한마디에 끝날 일이었다. 대화로 간단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제 뒷전에서 활을 쏘셨다. 그리고 제게 큰 상처를 입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친정집에서 고소당한 딸의 심정"이라며 "오랜 시간 나의 모든 정열과 청춘을 바친 대가가 명예훼손 고소이고 범죄자처럼 <뉴스 9>에서 나를 비난하는 보도였나"라고 반박했다.

▲ 김미화 씨가 19일 연 기자회견에서 '김미화씨의 내레이션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임원회의 결정사항 문서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김미화 씨는 트위터에 그 글을 올리게 된 계기에 대해 "KBS 예능국 구성원에게서 그런 말을 듣고 착잡했다"며 "전날 KBS 예능 국장에게 하소연하려고 전화했는데 국장이 'KBS 새노조 파업 등으로 복잡하니 파업 끝나고 만나자'고 해서 하소연할 기회도 잃고 너무 심정도 답답해서 트위터의 많은 팬들에게 위로 받고 싶어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정당한 이유로, 만약 연기에 재능이 없어서 출연이 안된다고 하면 이해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내가 느끼기에 어떤 근거로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어 속상했다. 그래서 아침에 시간도 남고 해서 올렸다"고 말했다.

"내가 정치하는 것 본 적 있느냐"

이날 김미화 씨는 김미화 씨의 내레이션을 두고 '부적절'이라고 말한 KBS 임원회의 결정사항 문건과 SBS 사장의 확인서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김미화 씨가 받은 SBS 사장의 확인서는 김미화 씨가 출연한 프로그램에 대해 "제작진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밝히는 내용이다.

김미화 씨는 "이번 일이 단순히 제 트위터 글로 우연히 촉발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며 자신에 대한 색깔론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제가 정치하는 것 본 분 있느냐"며 "'여러분들을 어떻게 하면 더 웃겨드릴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할 코미디언이 '좌파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SBS 사장님 확인서를 받고 인터넷 기자협회, 총선 시민연대, 녹색연합, 여러 곳에 확인서를 받으러 다녀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단언코 한번도 정치권에 기웃댄 적이 없다"며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께서 집권하시는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저를 필요로 하셨을 때 어떠한 행사에도 기꺼이 제 재능을 가지고 빛내드리지 않았느냐. 내가 그때마다 집권당의 사상과 이념을 따지고 선별적으로 응해드렸느냐"고 따졌다.

그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에는 현 한나라당 국회의원인 한선교씨, 개그맨 남희석과 함께 방송을 진행했고 노무현 당선자에게 같이 하회탈을 선물했다. 그런데 왜 나만 좌파 의혹을 받아야 하나. 그게 좌파냐고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 때문에 SBS 사장님으로부터 확인서까지 받았다. 확인서에는 '당시 방송은 김미화 개인의 판단이 아닌 제작진의 판단에 의해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영등포 경찰서로 간다. 고소당하는 것이 처음이라 무척 떨리고 서럽다"면서 "그러나 저 뿐 아니라 후배 연기자들이 앞으로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고자 결심했다. 우리 사회가 더이상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 글을 올린 이후 KBS와 어떤 일 있었는지는 경찰 조사에서 밝히겠다. 또 KBS에 대한 법적인 문제는 변호사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미화 씨를 대리하는 정연순 변호사는 "아는 대로 다 대답을 할 것이고, 성실히 조사에 응할 것"이라며 "이정부 들어 특정 연예인들에 대한 출연 규제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 김미화 씨는 그런 출연규제라는 피해를 봤고 그 억울함을 트위터에 호소한 것이 이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