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 15일 이후 11거래일만에 처음으로 1700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세계 거대 경제권이 동시에 악재에 묻힘에 따라 외국인들은 3000억 원이 넘는 돈을 국내 시장에서 걷어갔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47포인트(0.55퍼센트) 하락한 1698.29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5일(1690.03) 이후 11거래일만에 다시 1700선에서 물러났다.
개장과 동시에 전날보다 29.22포인트(1.71퍼센트) 하락한 1678.54로 장을 시작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저가매수세가 유입돼 하락폭을 줄였다.
외국인이 3276억 원 어치를 순매도해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번 달 들어 순매수 기조를 강화하던 외국인은 지난 25일부터 순매도 기조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떠난 장을 기금이 떠받쳤다. 기금은 이날 오전 9시 10분을 넘어서며 큰 폭으로 매수물량을 강화, 장 마감 기준으로 1083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금은 29일을 제외하면 지난 22일 이후로 매일 1000억 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환율도 요동쳤다. 이날 1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5.2원 오른 1222.2원을 기록했다. 원화 가치는 지난 22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 기간 평가절하율은 4.3퍼센트에 달한다.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니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96퍼센트 하락했고 상하이지수, 대만 가권지수도 1퍼센트 넘게 하락했다. 이날 새벽(한국시간)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무려 268.22포인트(2.65퍼센트) 급락해 1만선이 붕괴된 끝에 연중 최저치로 밀려났고, 나스닥지수는 3.85퍼센트 급락했다. 지난 주말을 끝으로 미국의 주요 증시는 일제히 연속 하락하고 있다.
유럽권 또한 스페인 증시와 프랑스 증시가 각각 5퍼센트, 4퍼센트 넘게 폭락했고 영국, 독일, 네덜란드 증시도 3퍼센트 넘는 폭의 되물림을 보였다. 일종의 패닉 장세다.
이처럼 세계 증시가 크게 하락한 이유는 국제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다시 주저앉으리라는 우려감이 크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29일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가 당초 1.7퍼센트로 발표했던 중국의 4월 경기선행지수 증가율을 0.3퍼센트로 대폭 하향 조정해 발표함에 따라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그만큼 세계 소비 회복세가 더딤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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