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29일 밤 11시(한국시간) 로프투스 페르스펠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 종료까지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차기 성적 5대 3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 들어 첫 승부차기다.
두 팀 다 16강이 최고 성적이었기에 이긴 팀은 신화를 쓰게 되는 경기였다. 일본은 2002 한일 월드컵 16강이 최고 성적이며, 파라과이 역시 16강에 세 번 진출했으나 모두 패했다. 파라과이는 다음달 4일 스페인-포르투갈전 승자와 4강행을 놓고 격돌한다.
▲파라과이의 안토닌 알카라즈(왼쪽, 브뤼헤 KV)와 일본의 혼다 케이스케(CSKA 모스크바)가 볼을 다투고 있다. ⓒEPA=연합뉴스 |
긴장감 때문인지 이날 두 팀은 모두 예선에서 보였던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양팀 다 수비에 큰 신경을 써 제대로 된 공격 찬스를 만들기도 힘겨운 모습이었다.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마쓰이 다이스케(그르노블 풋 38)의 기습적인 중거리슛과 로케 산타크루즈(맨체스터 시티)가 루즈볼에 발을 갖다댄 공이 골대를 살짝 지나간 게 사실상 결정적 장면의 전부였다.
특히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 기대를 모았던 일본은 수비라인을 지나치게 끌어내린 탓에 경기 주도권을 잡는데 실패했다. 16강 진출을 위한 경기라기보다, 지지않기 위한 경기를 펼쳤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그러나 파라과이 역시 빈약한 공격력과 집중력 부족으로 일본의 탄탄한 수비를 제대로 뚫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의 매서운 역습이 시간이 지날수록 살아났다.
결국 양 팀은 '가장 잔인한 승부'라는 승부차기로 승패를 갈라야 했다. 파라과이의 선축으로 시작한 승부차기에서 일본의 세 번째 키커로 나선 고마노 유이치(주빌로 이와타)가 골문 가장 상단 구석을 노려 강하게 찼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파라과이는 다섯 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해 사상 첫 8강 진출의 새역사를 썼다.
반면 일본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승부차기에 돌입할 것을 대비, 특훈까지 가졌으나 골대 불운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이번 대회 들어 남미 대륙 참여 국가의 돌풍은 계속되고 있다. 5개 참가팀 모두가 16강 진출에 성공한 가운데,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가 8강에 안착했다. 브라질과 맞붙은 칠레만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시아 축구는 한국과 일본의 두 번째 16강 진출로 성공 기반을 다졌으나 두 팀 모두 남미 팀에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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