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북한은 적극적인 공세를 폈다. 포르투갈이 브라질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어 공격적으로 나올 게 뻔한 경기였던만큼, 이 점을 역이용했어야 했다. 차라리 전반전에 수비적으로 나가고 후반에 승부를 거는 게 좋지 않았나 싶다.
▲2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북한과의 2010 남아공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포르투갈 미드필더 하울 메이렐레스(27. 포르투. 오른쪽)가 선취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뉴시스 |
전반전은 잘 했다. 그러나 체력적으로 이미 북한은 한계에 다다랐다. 더군다나 비까지 내려 북한의 체력전이 먹혀들 수가 없었다. 경기장이 미끄럽다보니 북한은 많이 뛰기만 했지 효과적으로 상대를 압박하지 못했다. 후반에는 수비를 강화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두 번째 골을 실점하면서 승부가 사실상 갈렸다. 북한이 완전히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 지역 내에서는 북한의 전술이 통할 수 있었겠지만 큰 경기 흐름을 많이 쌓은 세계적 선수들을 상대하기에는 아직 아시아 축구의 기량이 부족하다.
결국 이번 경기는 세계 축구의 벽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개인 기량에서 월등한 차이가 났다. 돌파 능력, 경기 운영 능력, 패스 능력에서 북한은 포르투갈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단순히 많이 뛰고, 투지를 쌓고, 전술을 개발한다고 해서 강팀을 넘지는 못한다.
역설적으로 이날 경기는 일본이 세계를 상대로 잘 싸웠음을 확인시켜줬다. 일본은 아시아 참가국 중 가장 철저하게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을 했다. 결과가 설명한다.
▲김강남 서울 유나이티드 감독 |
북한이 이날 공격 찬스를 많이 만들었음에도 억지로 수비수 안으로 패스를 우겨넣는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이런 점이 포르투갈이 쉬운 패스 한 두 번으로 골을 만드는 모습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호날두는 후반전 들어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수비수를 달고 다니면서 빈 공간에 있는 동료를 잘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볼을 달고 침투하는 속도가 워낙 빨라 협력수비나 파울이 아니면 쉽게 막기 어려운 상대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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