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미디어인 '미디어 몽구'(http://www.mongu.net/682)가 12일 오후 현장에서 찍어 올린 동영상에 따르면 우비를 입고 취재 중인 KBS 취재진에게 양복 차림에 우산을 들고 'Guard'라는 패찰을 단 남자가 "안 된다"고 취재를 제지한다. KBS 취재진이 거듭 "SBS가 산 땅이 아니지 않느냐. 권리가 없다니 말이 안 된다"고 항의하지만, 이 남자는 "확인해보라. SBS에 가서 싸우라"고만 답할 뿐이었다.
이어 다른 장소에서도 'STAFF'라는 패찰을 찬 사람들이 "SBS만 중계권이 있어서 SBS만 되고 다른 데는 전혀 안 된다. SBS 이외에는 아예 사진 촬영이 안 된다"면서 "우리는 일하는 거라 모르고, 팀장부터 전달 돼 내려오는 것이다. 우리가 알기로는 다른 방송이 촬영하면 SBS에 중계료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와 인터넷에서는 SBS를 비난하는 의견이 줄을 이었고, 현장 출입을 제지 받았다는 일간지 기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와 같은 갈등은 SBS가 거리응원을 주관·생중계 하면서 설치한 축하 무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KBS 취재진과 행사 요원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뒤편에서는 김용만, 이효리 씨의 사회로 유명 가수들의 축하 공연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SBS는 여의도 공원에도 '컬투'가 진행하는 무대를 마련했었다.
즉 거리응원 시민들 취재는 가능하지만, SBS가 만든 무대의 공연은 찍어서는 안 된다는 것. 이 과정에서 기준을 충분히 숙지하지 않은 행사 요원들이 무조건 취재를 제한하면서 생긴 일이다. SBS 관계자는 "현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프레시안 |
이런 잡음을 예상했던걸까? 홈페이지 전체를 월드컵 콘텐츠로 도배를 하며 '올인'하고 있는 SBS는 'SBS에 바란다'와 '고객센터' 등의 시청자 의견 게시판을 폐지한 것으로 알려져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기도 하다.
SBS의 단독 중계 덕에 일부 시청자들은 결과적으로 '월드컵을 안 볼 권리'를 누리게 됐지만, 거리응원 취재 제한 해프닝은 물론 중계·해설 불만이 쏟아지는 등 SBS가 단독 중계에 걸맞는 준비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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