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25일 한나라당 정몽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각각 '과거 정권 심판론'과 '현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굳히기'와 '뒤집기'에 나섰다. 천안함 사건으로 불거진 북풍론을 비롯해 4대강 사업 등을 둘러싸고 양당 대표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정몽준 "이럴 때 단결해야" vs 정세균 "천안함 선거에 이용"
정몽준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 연설을 통해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는 부인하기 어려운 명백한 범죄의 증거가 나왔다"면서 "북한은 그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자신들이 저지른 반민족적 범죄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관련자들을 즉각 처벌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럼에도 북한은 오히려 전면전을 운운하고 있다"며 "이럴 때 우리가 단결해야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도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전세계 15개국이 대북 규탄성명을 발표했다"면서 "민노당은 그렇다치더라도 민주당은 우리와 함게 결의안을 채택해 달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반면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중앙당사에서 가진 민주당 중앙공동선대위원장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발표가 맞다면 1차적인 책임은 북한에 있다"면서도 "집권 이래 남북관계의 긴장을 고조시켜온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대북정책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특히 "선거운동 개시일인 5월 20일 서둘러 조사결과를 발표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 다음날인 5월 24일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등 누가 봐도 명백한 안보장사"라며 "천안함 사건을 선거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경제성장률 7년만에 최고치" vs 정세균 "20대 90%가 백수"
경제를 보는 시각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몽준 대표는 "지난 석달 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7.8%로 7년만에 최고치"라고 자랑했다. 그는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 취업자수가 4월에만 4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 정권은 서민을 중산층으로 만드는 일에 실패했다"면서 "말로만 서민을 위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서민을 고생시킨 정권"이라고 과거정부 실패론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정세균 대표는 "747 공약이 400만 실업자, 400조 국가부채, 700조 가계부채의 447로 전락했다"고 비꼬았다. 그는 "반값 등록금 공약을 약속해 놓고 이명박 대통령은 약속한 적 없다"고 비판했고 "일자리 300만 개를 만들겠다더니 20대 90%가 백수가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거짓말 정도면 국민 앞에 스스로 종아리를 걷는 것이 정상인데, 이명박 정권은 모든 것이 국민 탓, 야당 탓, 전 정권 탓"이라고 반격했다.
정몽준 "4대강 효과적 치수사업" vs 정세균 "한나라당 이기면 4대강 강행"
4대강 사업 문제와 관련해 정몽준 대표는 "자신들이 했던 일도 이명박 정부가 한다고 하면 모든 것을 걸고 반대한다"면서 "4대강 사업이 바로 그 사례"라고 했다. 그는 "지난 두 정부에서 치수 계획을 거창하게 잡아놓고 실행은 하지 못했다"며 "이명박 정부는 효과적인 치수를 위해 22조원을 들여 사대강 치수사업을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어느 교수는 인천공항도, 청계천도 반대했는데 이런 사업들이 성공했음에도 이번에는 4대강을 반대한다"며 "경제를 살리려는 정부와 경제 발목을 잡으려는 세력 중에서 누가 심판 받아야 하느냐"고 했다.
반면 정세균 대표는 "6.2 지방선거는 4대강 공사에 대한 사실상의 찬반투표"라고 규정했다. 그는 "조급해진 이명박 정권은 북풍까지 조장하며 4대강 공사 반대 민심에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어떻게든 4대강 공사를 강행하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어 "불행하게도 한나라당이 이긴다면 서민예산을 잡아먹고 금수강산을 파괴하는 4대강 공사를 막기가 힘들어진다"며 "이번 선거에서 오만한 이명박 정권에게 국민의 힘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정몽준 "정당 보고 찍어달라" vs 정세균 "독선 정권 견제해달라"
정몽준 대표는 한편 정당 지지율이 한나라당이 높은 점을 의식한 듯 "이번에 투표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어느 정당에서 추천한 후보인가를 잘 챙겨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를 살 때도 어느 메이커, 어느 회사에서 만들었는지가 중요하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북한을 감싸고 도는 사람들, 무능하고 부패한 과거 세력으로 어떻게 경제를 살릴 수 있겠느냐"며 "말만 하고 반대만 일삼는 후보에게는 레드카드를 들어달라"고 '전 정권 심판론'을 적극 부각시켰다.
반면 정세균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싹쓸이 한 결과 지방정부에서 부패와 비리가 넘쳐나고 있다"며 "대통령, 국회, 지방권력을 독점한 무소불위 정권에 맞설 수 있도록 야당의 견제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 대표는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을 든 국민보고 반성하라고 하는데, 도대체 반성할 사람이 누구냐"면서 "누구 말도 듣지 않고 멋대로 하는 독선 정권을 강력하게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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