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21포인트(2.21%) 하락한 1647.50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34.04포인트 하락에 이어 이틀 연속 큰 낙폭을 보였다. 지난달 26일 1752.20을 기록한 후 불과 8거래일만에 5.9% 하락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개장과 동시에 종목게시판이 새파랗게 물들었다. 이날 지수는 시작과 동시에 52포인트 급락해 장중 내내 '패닉 장세'가 이어졌다.
외국인 이탈이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은 1조2374억 원을 순매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지난 1998년 4월 30일 이후 하루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4거래일간 2조2000억 원 이상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하루 동안 1조 원 이상 순매도한 경우는 이날 포함 총 네 차례로, 이 중 지난 2007년 8월 16일(1조326억 원)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이후다.
외국인 매물을 개인과 기관이 받았다. 개인은 4819억 원, 기관은 5049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투매'가 이어진 7일 증시가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했다. ⓒ연합뉴스 |
외국인 이탈규모가 커지면서 외환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10원(1.2%) 오른 1155.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 관계자들은 "장중 환율이 달러당 1170원선에 육박했으나,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물량이 나와 오름세가 진정됐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3일 1120원선에 복귀(1123.9원)한 후 다시금 하락세(원화 강세)를 이어갔으나, 이달 들어 다시금 오름세로 돌아선 양상이다.
미국발 위기가 유럽으로 건너가 다시 미국으로?
해외 증시도 유럽발 경제위기 우려로 크게 하락했다.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포르투갈, 스페인 등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연달아 나오는 와중에, 이제 해외 언론과 석학들은 유럽 위기가 미국으로 다시 번질 가능성마저 거론하고 나선 상황이다. 스페인은 유럽연합(EU) 내 경제규모 4위의 거대국가로, 경제위기가 본격화할 경우 그리스와는 파괴력의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위기가 유럽으로 건너간 후, 다시금 미국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새로운 위기의 매개체로 공공 부채를 지목, 미국 경제가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연준(Fed)이 지난 한 해에만 1조8000억 달러에 달하는 공공부채를 매입했다"며 "(채권시장이) 미국에 대해서는 아직 다가올 위험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향후 2~3년 내에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관련 기사 : 루비니 "공공부채발 글로벌 금융위기 목전")
이 같은 우려로 인해 전날 다우존스지수는 장중 30분만에 무려 1000포인트 가까이(994.26포인트) 폭락하는 등 큰 충격을 받은 끝에 가까스로 1만선을 지켜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나스닥과 S&P500지수도 모두 3% 이상 하락,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3대 증시가 모두 3% 이상 하락했다.
니케이지수 역시 전날보다 3.1% 하락해 1만364.59로 장을 마감했다. 니케이지수는 이달 양 거래일 동안만 6.2% 하락하는 등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와 대만 가권지수, 중국 상하이지수도 각각 1.14%, 0.16%, 1.53%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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