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명숙 전 총리에 징역 5년 구형

한 전 총리, 혐의 전면 부인…"돈봉투 못 봤다"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징역 5년에 추징금 4600만 원을 구형했다. 그러나 한 전 총리는 마지막 공판에서 뇌물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심 선고는 9일 내려진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마지막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최고의 관직에 있으면서 민간업자로부터 돈을 받았고, 공직자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떨어뜨렸으며, 뇌물수수 문제가 우리나라 현실에서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고질적인 악행인 점 등을 감안하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그러나 형사처벌이 두려워 거짓으로 일관한 태도를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이와 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곽영욱 전 사장에 대해서는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곽 전 사장에 대해서는 "구체적 부분에서 진술에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 부분에서 일관성이 있으면 진술에 합리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옹호했다.

검찰과의 진술거부권 논쟁 속에 이날에야 개시된 피고인 변호인 신문에서 한 전 총리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혐의의 핵심인 '돈봉투'에 대해 한 전 총리는 "곽영욱 전 사장이 돈봉투를 내려 놓는 것을 보지 못했고 내려 놓은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곽 전 사장이 "의자에 돈봉투를 내려놓으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하자 한 전 총리가 웃었다"는 진술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한 전 총리는 문제의 오찬 때 오찬장을 빠져 나온 순서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으나, "오찬이 끝나면 참석자들이 언제나 총리가 먼저 오찬장을 나가게 배려해줬고, 다른 사람을 앞세우고 뒤따라나간 기억은 전혀 없다"고 곽 전 사장과 오찬장에 남아 있었을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는 곽 전 사장이 오찬에 참석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정세균 전 장관의 퇴임을 앞두고 마련된 자리로, 정 전 장관과 동향인 강동석 전 장관을 초대하고 강 전 장관과 친한 곽 전 사장을 초대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고, '한 전 총리가 오찬에서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는 곽 전 사장의 진술도 전면 부인했다.

한 전 총리는 더불어 "오찬 당시 대한석탄공사 사장 응모기간이었는지 몰랐고, 곽 전 사장이 응모를 했는지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고, '골프채 선물' 의혹에 대해서는 "'호의로 모자만 받겠다'고 하고 모자만 들고 나왔다"고 검찰 주장을 반박했다.

한 전 총리는 검찰의 신문에 '진술 거부권'을 이유로 응답하지 않았고, 변호인 신문에만 진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