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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호 실종자 무사 귀환을 기도하며 촛불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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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호 실종자 무사 귀환을 기도하며 촛불 듭니다!"

경찰 30분 만에 강제 진압…"진상 규명될 때까지 촛불 들자"

"비켜주세요. 무엇이 두려워 이렇게 막는 겁니까?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자리입니다."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경찰에 둘러싸여 목청을 높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의 손에는 '천안호 실종자의 무사 귀환을 기도하며, 사고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우리는 촛불을 듭니다'란 문구가 적힌 노란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31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촛불이 켜졌다. 하지만 채 30분도 되지 않아 촛불은 경찰에 의해 진압됐다. 경찰은 불법 집회라는 이유로 이날 대한문에 모인 시민에게 해산할 것을 종용했다.

최승국 사무처장은 "실종된 장병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촛불을 들었다"며 "이 마음을 짓밟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으나 경찰은 요지부동이었다. 경찰은 그가 든 팻말이 시민에게 보이지 않도록 사방에서 그를 에워쌌다. 그가 든 촛불은 경찰이 입김으로 껐다.

그는 "내게도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있는데 곧 군대를 간다"며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면, 국민의 마음을 정부가 안다면 이런 일도 막을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소용없었다.

▲ 최승국 사무처장이 손팻말을 들자 경찰은 지나가는 시민들이 내용을 볼 수 없도록 그를 둘러쌌다. ⓒ프레시안(허환주)

"현재의 상황, 상식적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이날 대한문 앞에는 언론소비자시민주권연대 김성균 대표를 비롯한 20여 명의 시민들이 천안함 실종자의 무사 귀환과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었다. 최승국 사무처장이 30일 저녁께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 발단이 되었다.

"긴급 제안, 천안함 실종자 구조 염원과 사고 원인 진상 규명을 위한 촛불을 듭니다. 함께 하실 분 내일 오후 7시 대한문 앞으로 와주세요. 혼자라도 시작합니다."

최승국 사무처장은 일명 '번개 촛불'을 제안한 배경을 두고 "전날 밤 천안호 관련 뉴스를 본 뒤 잠을 청했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며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생각하다 촛불을 들고 한 번 나가보자고 결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승국 사무처장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수십 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정부는 사고 당시 통신 내역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실제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31일 '천암함과 해군2함대사령부 간 무전 교신 내용은 군사 기밀이어서 공개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사무처장은 "군사상 비밀이 있을 수 있겠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이 상황을 안정시키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최승국 사무처장은 "사고가 발생한 지 6일이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의 조카와 아들 46명의 생사는 확인도 되지 않았다"며 "오늘 촛불을 든 이유는 그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최승국 사무처장은 "경찰은 무엇이 두려운지 이 촛불을 막았다"며 "이렇게 한다고 국민의 안타까운 마음을 끌 순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을 언급하며 "곧 군대를 가야 하는 아들도 이 같은 일을 겪지 말란 법이 없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의혹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날은 아이폰 촛불도 등장했다. ⓒ프레시안(허환주)

"진상규명 될 때까지 매일 저녁 7시, 이곳에 오겠다"

이날 최승국 사무처장은 자신이 알고 지내던 녹색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 활동가에게도 촛불 집회 소식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그는 녹색연합 사무처장뿐만 아니라 운하백지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있다.

최승국 사무처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만 촛불 집회를 제안했다. 그는 이날 자리를 제안한 것을 두고 "녹색연합 사무처장 등 직함을 가지고 온 게 아니라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개인의 자격으로 이 자리를 제안했다"고 선을 그었다.

최승국 사무처장은 "이 사건이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또 촛불 모임이 안정화될 때까지 매일 오후 7시 이곳에 오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오늘 초를 30개 가져왔는데 제대로 켜지도 못했다"며 "내일은 30명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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