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기술협의'를 농식품부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지난 4월1일 보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과의 협상 타결 시점은 4월18일. 그동안 농식품부가 청와대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협상을 추진했다는 정부 입장과는 배치되는 증언이 청와대 근무했던 핵심 참모로부터 나온 것.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5일 쇠고기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농식품부가 지난 4월1일 업무보고에서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기술협의를 하겠다는 것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우남 의원은 지난 1일 농식품부가 지난 4월 1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관련 대책' 문건을 공개해 '청와대와 사전 조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이 "협상이 타결된 후에 청와대가 쌍수를 들고 환영했느냐"고 질문하자, 김 전 수석은 "당초 계획된 대로 협상이 끝났다고 보고 받았기에 그렇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민동석 농식품부 차관에게 "1일에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 그대로 18일에 협상이 타결됐다. 사전 조율한 것을 부정하는 것이냐, 사전 조율해서 협상에 임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지만 그는 "협상은 내가 했다. 분명한 원칙과 기준이 있었고 진통을 겪어서 한 것"이라며 '농식품부 독자적 추진론'을 고수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왜 정운천 전 장관이 협상을 잘했다고 민동석 전 차관이 선물이라고 하는지 의아했지만 명백해졌다"며 "외교통상부가 주도해서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미리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고 조율해서 협상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민 전 차관이 2~3일이면 될 줄 알았다고 생각했고, 정 전 장관도 쉽게 될 줄 알았다고 한 것 아니냐"고 공세를 펼쳤다.
정부 미국산 쇠고기 광고는 허위 사실 홍보이자 광우병 괴담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농식품부와 보건복지가족부가 낸 중앙일간지 광고를 '허위 사실 홍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변 의원이 "광고를 보면 지난 10년간 광우병 없다고 냈는데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한 지 10년이 안됐고 미국인이 먹는 3억5000만 마리의 소에는 캐나다에서 수입한 소도 포함되어 있는데 잘못된 정보 아니냐"고 묻자 유명환 장관은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국에서 광우병은 지난 2003년 발생했다.
변 의원은 "국민에게 허위 사실을 홍보한 게 되는데 이것도 광우병 괴담 아니냐"고 유 장관을 추궁하며 "정부가 국민이 믿을 수 없는 것을 홍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인터넷을 믿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동 국정운영실장이 "광우병 괴담이 유포되었기 때문에 정부가 그런 광고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답하자 변 의원은 "인터넷 괴담이 난무하면 정부도 거짓말 해도되나"고 꼬집었다.
한편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의 "민동석 전 차관은 선물이라고 했는데 설거지론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민동석 전 차관은 "일관된 입장"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 김우남 의원은 "무늬만 수입위생조건 협상이었지 사실상 통상교섭이었고 실제로는 한미 FTA 선결 문제였다"며 "민동석 미국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고 하지만 미국이 우리에게 준 독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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