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가 다양한 논란을 낳고 있다. 주요 언론은 삼성 관련 칼럼 게재를 거부하는가 하면, 심지어 김 변호사의 책 광고까지 거부했다. 한국 사회 구성원들이 삼성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1등 기업 삼성은 왜 공포의 대상이 됐을까. <프레시안>은 독자들로부터 삼성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듣는 기획을 마련했다. <삼성을 생각한다> 독후감을 포함해, 삼성과 이건희 전 회장이 우리 사회에 남긴 숙제에 관한 내용이라면 누구의 글이건 소개할 계획이다. 독자들이 삼성을 생각하는 글은, 이 메일 주소 mendrami@pressian.com로 보내면 된다. <편집자> |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 5명 (기흥사업장의 황유미, 이숙영, 황민웅씨와 온양사업장의 박지연, 김옥이 씨)이 산재 신청을 했으나, 2009년 5월 19일 전원 불승인 결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백혈병만 해도,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 22명이 백혈병에 걸렸고, 그 중 11명이 죽었다. 백혈병 이외에 다른 직업성암을 모두 합친다면 그 수가 엄청날 것이다.
반도체 칩 제조와 관련있는 발암물질들은 대표적으로 비소 화합물, 석면, 베릴륨 및 베릴륨 화합물, 사염화탄소, 크롬, 니켈, 벤젠, 클로로포름, 디클로로메탄(염화메틸렌),1,4디옥산, 테트라클로로에틸렌, 트리클로로에틸렌, 포름알데히드, 카드뮴 및 카드뮴 화합물, 에틸렌 글리콜, 산화 에틸렌, 전리방사선, 자외선 등이다.
지금까지 반도체 제조업체 노동자들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 암은 폐암, 인두암, 방광암, 악성흑색종, 뇌암, 림프혈액종양 등이다 (1983년 스웨덴 보고서, 1985년 IBM연구).
특히 영국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의하면 영국의 경우, 전체인구집단에 비해서 여성의 폐암이 2~3배 더 많이 발생하고, 여성 위암이 4~5 배, 유방암이 20%더 많이 발생하며, 남성 뇌암이 4배 이상 더 증가함을 보여주고 있다 (HSE 2001).
산재불승인 처분을 받은 5명 노동자들은 각각 그들의 작업공정에서 발암성물질에 노출돼 왔다. 황유미, 이숙영, 황민웅 씨는 기흥사업장 1-3라인에서 에틸렌글리콜 (에틸렌옥사이드) 등에 노출돼 왔고, 온양공장 박지연 씨는 전리방사선 및 141B에 노출돼 왔고, 온양공장 김옥이 씨는 트리클로로에틸렌에 노출돼 왔다. 이렇게 볼 때, 일하는 작업장소에서 발암물질에 노출돼 병이 걸린 노동자들이 사회적으로 직업병으로 인정받고 치료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을 얻어 지난 2007년 사망한 고 황유미 씨(왼쪽)와 그의 아버지 황상기 씨.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언론 보도가 연거푸 무산되고 있다. ⓒ프레시안 |
현재 삼성 경영진은 철저한 정보비밀 유지와 은폐로 삼성 노동자들의 백혈병 및 직업성암의 증가의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 경영진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는 없다. 삼성반도체공장의 백혈병을 비롯한 직업성암 발생의 기원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나? 삼성 자본가계급의 이윤추구에 그 본질적 기원이 있다.
전 국민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삼성의 역사는 그들 소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삼성에 근무했던 전체 노동자의 노동에 의해 만들어진 역사라는 것을. 삼성이 국민의 기업이라면 바로 이 점 때문일 것이다. 즉, 삼성은 이미 노동자들의 노동에 의해 생산력과 노동과정이 사회화돼버린 국민의 기업이 되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므로 삼성 경영진은 지금이라도 겸허하게 삼성 노동자들이 노동과정에서 직업병과 산재에 걸린 사실을 시인하고, 전 노동자들과 국민에게 사죄하고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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