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수 "국보법 존치…양심적 병역거부 형사처벌"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불찰" 인정

양창수 대법관 후보자는 국가보안법은 존재해야 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 처벌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 후보자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나와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양 후보자는 한나라당 신성범 의원의 국보법 폐지 관련 질문에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지키기 위해 폐지까지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의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형사처벌이 계속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이 판결한 바 있고, 그 태도가 옳다고 본다"며 형사처벌을 옹호했다.

그는 다만 "국민들 양심의 자유는 가장 넓게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것을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그런 입법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후에 덧붙였다.

논란이 되었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실제 살지 않으면서 그런 것은 불찰이라 생각 한다"고 잘못은 인정했지만 "위장전입은 아니다"고 말했다.

양 후보자는 판사로 재직 중이던 84년 당시 주소지를 서울 역삼동에서 제주도로 두 달간 옮긴데 대해 부친으로부터 제주도에 있는 6천600여 제곱미터의 땅을 증여받으려는 목적의 위장전입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양 후보자는 이에 대해 "아버지가 옮기라고 해서 옮겼을 뿐"이라고 해명해왔다.

전두환 시절 청와대 파견 근무, 말 바꾸기

한편 양 후보자는 지난 86년 3월에 법관으로 청와대에 파견 근무를 한 이력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으나 말을 바꾸는 등 일관된 모습을 보이지 않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당시 동료 판사들이 (전두환 정권의) 여러 압박을 받아 양심에 따른 판결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것에 대해 알고 있었나"라고 질문하자 "잘 모르고 있었다"라고 답했다.

양 후보자는 시국사건 양형에 개입하는 등 당시 청와대에 어떤 역할을 요구받은 적도 없냐는 질문에도 "제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국가 운영과 관련된 중요 문제에 관한 법적 검토를 한적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같은 취지로 질문을 던지며 "(청와대 파견 근무 후에) 교수의 길을 택한 것에 당시 시대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묻자 "저는 이 얘기를 처 말고 누구에게 한 적 없지만 공적자리에서 이야기가 됐으니 그 점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87년) 개헌을 촉구하는 교수모임에 서명한 적이 있고, 나중에 대통령 비서실에서 불쾌하게 받아들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뒤늦게 무마하려 들었다.

청와대 근무 이후 받은 대통령 표창에 대해서는 "당시 청와대 비서실에서 일정기간 근무하고 특별한 하자가 없는 경우 그런 표창을 일률적으로 준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논문중복 게재 의혹을 제기하며 "서울대 인터넷 사이트의 논문 목록에 똑같은 내용의 논문이 두개가 올라있다"고 지적하자 양 후보자는 "중복게재라고 생각한 적 없다"고 대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대법관 후보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같은 건데 원고지 매수가 다른 것이기 때문에 다른 논문이라는 것은 대법관 후보자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며 "굉장히 이상한 세계에 사는 대법관 후보님이다"고 꼬집었다.

"청와대 수석, 대변인 등 위장전입하고 법을 어긴 분들이 청와대 현존하고 있다. 이런 분들이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다른 판단 차원이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자기 마음을 단정히 단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