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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경찰의 스님 폭행…불교계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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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경찰의 스님 폭행…불교계 뿔났다

4대강 반대 앞장선 지관 스님 입원…불교계 "결코 우발사건 아니다"

지난 19일 밤 경찰이 사찰에서 난동을 부리며 스님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지관 스님(김포 용화사 주지, 김포불교환경연대 대표)은 오른쪽 얼굴 일곱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었다. 그는 현재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입원 중이다.

불교계의 여러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지관 스님은 지난 19일 밤 자정, 김포 용화사 앞에서 술에 취한 남자 2명이 소란을 부리자 "누구냐"고 물었다가 이와 같은 일을 겪었다. 당시 남성 2명 중 한 명은 "중놈의 XX가 이 밤중에 고함을 지르고 지랄이냐"며 욕설을 퍼부었고 재차 "누구냐"고 묻는 지관 스님에게 주먹을 날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조사 결과, 스님을 폭행한 남성 2명은 의왕경찰서 교통조사과 경사와 경기청 609 전투경찰대 경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스님이 먼저 욕을 해서 때렸다"고 경찰 조사에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관 스님은 사건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밤에 개가 짖어 나갔는데 수차례 누구냐고 물어도 답이 없었다"며 "방화범이 아닐까 걱정해서 나갔는데 남자 2명이 술에 취해 있었고, 이들이 갑자기 얼굴을 가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우발적으로 일어난 단순 사건이 아니다"

불교계는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은 27일 지관 스님이 만취한 경찰관 2명에게 폭행당한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덕문 호법부장은 "사찰 인근에서 현직 경찰관이 음주 상태로 심야 시간대에 승려를 집단으로 폭행한 사건으로 확인된다"며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거나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국민의 신변을 보호하고 질서를 수호해야 할 경찰 공무원이 본연의 자세를 망각한 채 성직자 신분을 알고도 만취 상태에서 폭언과 폭행을 자행했다"고 분노했다.

지관 스님이 속해 있는 불교환경대도 26일 성명서를 내고 "금번 사건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단순 사건이 아니라,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중차대하고 사건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불교환경연대는 지관 스님 폭행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관 스님은 그동안 현 정부 최대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백지화 운동에 앞장서왔으며, 현재도 불교계 4대강 운하개발 사업 저지 특별대책위원장이자 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그런 스님이 주지로 있는 사찰 안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됐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은 현 정부 들어 기관원들이 사찰 출입이 잦아지고 과거 권위주의 정권을 연상시키는 강압적인 통치 형태가 비일비재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종교인인 스님을 경찰이 이렇게 대할 지경이면 힘없는 서민들은 어떻게 대할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오만하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 철학이 경찰을 비롯한 공직 사회 전반에 만연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청장 공개 사과 △진상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독선적인 통치 행태 전화 등을 촉구했다. 불교계는 앞으로 '불교계 4대강 운하 개발 사업 저지 특별대책위원장 지관 스님 폭행사건 대책위원회'를 구성, 향후 이웃 종교계, 시민·사회계 등과 함께 대응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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