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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하지만 끝은 아니다"

박래군ㆍ이종회ㆍ남경남 등 용산참사 관련자 3명 경찰에 자진출두

"이명박 정부가 만든 감옥으로 갑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닙니다. 우리는 다시 용산에서 시작할 것입니다."

이종회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은 "잘 다녀오겠다"며 입가에 웃음을 보였다. 그의 주위에서는 "잘 다녀와라. 미안하다. 건강해야 한다" 등 격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명동성당에서 4개월 동안 수배생활을 진행하던 용산 참사 관련자 3명이 11일 경찰과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 이종회, 박래군 용산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 등이 이들이다.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서부터의 수배생활을 포함한다면 1년 가까이 수배생활을 해온 셈이다.

남경남 의장은 이날 서울지방검찰청으로, 나머지 두 명은 남대문 경찰서로 자진 출두했다. 남경남 의장은 용산 참사가 발생한 직후 체포영장이 떨어졌고, 나머지 두 명은 2009년 2월과 3월에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검찰은 남경남 의장이 용산 참사 시위농성의 배후인물이라고 판단,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박래군, 이종회 공동집행위원장은 용산 참사 이후 수차례 불법 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박래군 공동집행위원장이 기자회견 전,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뒤에는 이종회 공동집행위원장이 이들 모습을 웃으며 지켜보고 있다. ⓒ프레시안

"다시 나오면 용산 참사 둘러싼 문제 위해 싸울 것"

수배된 세 명의 자진 출두는 고인의 장례식이 치러졌기 때문에 이뤄졌다. 그간 이들은 장례식이 치러진 후 자진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자진 출두하는 수배자 세 명의 발걸음은 가볍지만은 않았다. 용산 참사를 둘러싼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이들은 자진 출두하기 전 명동 성당 들머리 고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참사는 끝나지 않았다"며 "다시 나온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래군 용산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여러분을 믿고 씩씩하게 다녀오겠다"며 "하지만 용산 현장을 한 번 가보지 못하고, 장례식도 참여하지 못하고 간다는 게 야속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래군 공동집행위원장은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용산을 지켜 달라"며 "남은 이들에게 또 다시 우리가 짐을 지우는 거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올 때는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서 나오겠다"며 "그때 우리는 다시 한번 재개발 문제와 용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회 공동집행위원장은 "우리의 죄는 가진 자를 위한 재개발에 저항했고, 장례를 지내게 해달라고 외쳤고, 그런 그들과 연대를 했다는 것"이라며 "이런 게 죄가 되는 게 우리나라"라고 한탄했다.

이종회 공동집행위원장은 "하지만 우리에게 죄를 계속 뒤집어씌울 순 없을 것"이라며 "우린 앞으로도 가진 자를 위한 재개발 정책을 바꿔나가기 위해 계속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경남 전철연 의장은 "경찰의 과잉진압 책임을 철거민에게 덮어씌우기 위해 우리는 기자회견 후 끌려 갈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용산 참사의 진실이 숨겨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남경남 의장은 "지금은 비록 검찰과 경찰이 만든 틀 속에 구속되지만, 이후 우리는 그곳을 나와서 다시 진실 규명과 재개발 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싸울 것"아라고 다짐했다.

▲ 11일 수배자 3명은 자진 출두 전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우릴 도와줬다는 이유로 연행된다니 답답하다"

1년 가까이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많은 의지를 했던 유가족의 마음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 양회성 씨 부인 김영덕 씨는 "우릴 도와줬다는 이유로 1년 동안 수배생활을 한 것도 모자라 이렇게 연행을 한다"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김영덕 씨는 "우리가 이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며 "총리에게 선처를 그렇게 부탁했지만 총리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 조차 이들에게 허락하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영덕 씨는 "1년 동안 우리를 위해 고생해서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하다"며 "하루 빨리 무죄로 나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용산 범대위는 "비록 용산 참사 철거민 민중열사의 장례는 치렀지만 경찰 수사기록 3000쪽은 공개되지 않고 있고, 수많은 의혹이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며 "또한 용산 참사에도 불구하고 세입자 철거민들의 권리는 여전히 개발이익이라는 공룡에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범대위는 "용산 참사의 완전한 해결은 이 같은 문제들까지 함께 해결하는 것"이라며 "살아남은 자들은 용산 참사의 진상규명과 세입자들의 권리옹호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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