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정부 여당을 겨냥한 독설을 쏟아내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한나라당의 관계가 악화일로다. 김 지사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공개적인 경고장에도 불구하고 21일 KBS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정부 여당이 경기도의 실정을)파악을 못 하거나 파악을 하더라도 원래의 공약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일부 자치단체장의 발언이 상궤를 넘는다는 지적이 있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한데 대해 김 지사는 "민심을 정확하게 들어야지 자기에게 기분이 좋으냐, 기분이 나쁘냐, 이렇게 해서 판단하면 안 된다"고 정면으로 맞섰다.
김 지사는 이날도 정부의 국토균형 발전 방안에 대한 불만을 독설로 쏟아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지배하는 저 쪽으로 우리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기업이 하루에 두 개씩이나 가고 있다"며 "공산당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도권이 발달해서 세금을 거둬 지방을 도와주는 쪽으로 가야지 어느 지역은 (규제로)묶어서 하는것은 네거티브한 방식이고 제로섬의 게임이다"며 "제로섬의 원리는 공산주의 원리다. 부르주아 것을 빼앗아서 프롤레타리아에게 나누어주면 둘 다 잘 산다고 하는데 70년 동안 인류의 3분의 1이 이를 실험해서 망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닉스 같은 데 보고 억지로 지방으로 가라고 팔을 비틀고 수도권에는 공장도 못 하게 하고, 대학도 못 하게 하고, 관광단지도 못하게 하고, 신도시만 자꾸 해서 집만 계속 지으면 이 사람들이 직장은 어디에서 구하느냐"며 "그러면 집도 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다만 정부가 발표한 오산 세교 신도시 건설 계획에 대해선 "교통문제만 해결된다면 아주 적절한 신도시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한편 정부에 대한 비판이 대권을 염두해 둔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대권을 생각한다면 다른 지방을 고려해 적당하게, 원만하게 넘어가는 것이 정치적으로 이득이다"라며 "그것은 제 양심과 국민들의 민심과 진리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에 저는 그러한 길은 걷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전날에 이어 김 지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또 나왔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일부 광역 자치단체장의 궤도 일탈한 언동들이 있어서 국민들이 볼때는 한나라당이 기강도 없는 당 같기도 하고, 국민들한테 많은 혼란 주는 것 같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이어 "이는 자치단체와 중앙당의 소통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며 "시도지사협의회 해서 예산문제, 지역 고충문제, 법률문제 등을 수렴하는 모임을 정례화 해서 소통의 채널을 만드는 게 해법"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김문수 지사의 발언이) 해당행위인가 하는 문제는 최고위에서 논의 거쳐 박희태 대표가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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