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월을 끝내야 한다.
사람의 말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불의의 일을 겪었을 때, 이를 이겨내는 힘이란 무엇일까. 문학·예술인들이 정부의 '기다리는 능력'에 맞서 '기억하는 힘'을 보여주고자 용산 참사 헌정문집을 발표했다. '작가선언 6·9'에서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 참사역입니다>(실천문학사)를 출간한 것.
'작가선언 6·9'는 서울 용산 참사 현장에서 8일 헌정식을 열고 헌정문집을 용산 참사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다급하고 절박한 현실이 이 글을 쓰게 했고 무능력과 죄책감의 힘으로 겨우 썼다"며 "이 책의 가장 뜨거운 부분을 망루에서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 지금도 용산을 지키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바친다"고 발간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용산에서 망루를 불태운 것은 우리"라며 "정의롭고 아름다운 가치들을 내던지고 '뉴타운'과 '특목고'를 삶의 이유로 받아들인 우리 모두가 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가 괴물이었으므로 괴물 같은 정부가 탄생했다"며 "이명박 정부는 자유와 민주의 공화국이 낳은 기형아가 아니라 자본과 속물의 제국이 낳은 우량아"라고 평가했다.
'작가선언 6·9'는 용산 참사에서 발생한 죽음을 두고 "우리 모두가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무치는 경고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들은 "고인을 잊는다는 건 우리가 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는 일"이라며 "이를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썼다"고 밝혔다.
고(故) 이상림 씨의 부인 전재숙 씨는 "1년이 가까워 오는 시간동안 외치고 외치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며 "그동안 사제단, 개신교 등 많은 분들이 우리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행여 우리의 힘이 떨어질까봐 이렇게 작가들이 우리 이야기를 글로 남겨 방방곡곡에 알리고 있다"며 "함께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작가선언 6·9'는 용산 참사가 오늘날 한국 사회의 가장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상처라는 판단에 합의, 7월부터 용산 참사 현장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7월 30일에는 홍대 이리카페에서 용산 참사 해결을 위한 북 콘서트를 개최, 이후 지금까지 용산 참사 현장에서 릴레이 시위를 계속해오고 있다.
▲ 작가들에게 헌정문집을 받은 유가족들.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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