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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이 가장 불편한 곳은 '욕실'과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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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이 가장 불편한 곳은 '욕실'과 '화장실'

"활동보조 받더라도 최소한 사생활은 보장돼야"

장애여성 10명 중 3명(28.1%)이 집안 내에서 혼자 접근하기 가장 힘든 곳으로 화장실을 꼽았다. 또한 생활하기 가장 불편한 장소로 10명 중 4명(32.8%)이 욕실과 화장실을 지목했다.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은 27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장애여성주거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를 열고 이와 같이 밝혔다. 진희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활센터 '숨' 활동가는 "사람마다 욕구가 다르듯 장애여성의 욕구도 다르다"며 "장애여성이 주거공간 내에서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불편한 지점을 알리고자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총 205명의 장애여성이 참여한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하루에도 몇 차례 드나들어야 하는 화장실과 욕실에 대한 '접근성 부족'이 지적됐다. 또한 화장실 등에서 사생활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시 됐다.

답변에 응한 장애여성 중 38.2퍼센트가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심리적인 이유 등을 포함해 생활하기 가장 불편한 장소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욕실과 화장실'을 꼽았다. 부엌과 현관이 전체 응답자의 19.8%와 14%를 차지했다.

'화장실 사용 시 불편한 점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편의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 혼자 접근이 어렵다'는 이유가 24.6%를 차지했다. '사적인 공간에서 활동보조를 받는 것이 심리적으로 불편하다'고 대답한 사람은 8.4%를 차지했다. '편의시설이 되어 있어도 활동보조가 필요해 가고 싶을 때 갈 수 없다'고 대답한 사람도 5.4%를 차지했다.

진희 활동가는 "장애여성의 경우 상당수가 화장실과 개인 방 등에 접근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사생활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번 설문에서 드러났다"며 "이곳은 가장 사적인 공간이지만 그동안 장애여성들이 구체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활동보조 받더라도 최소한 사생활 보호받아야…"

ⓒ프레시안
이번 설문조사는 장애여성들이 비장애여성보다 사생활에 노출되는 상황이 일상적으로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사생활 보장에 대한 기준이 낮은 수위일 거라고 예상한 기존 고정관념을 깬다.

진경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활센터 '숨' 활동가는 "장애여성들에게 화장실 활동보조는 가장 민감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라며 "그런 공간 안에서 활동보조를 받는 것 자체가 심리적인 불편함을 느끼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진경 활동가는 "장애여성들은 화장실을 사용하면서 가족, 활동보조인들에게 월경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나 신변처리에 대한 수치심을 느끼게 만드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며 "또한 아버지나 남자 형제가 화장실 활동보조를 해도 '화장실을 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진경 활동가는 "중증장애여성의 경우 활동보조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활동보조를 받더라도 최대한 사생활 보장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활동보조를 받을 때 화장실 문을 닫을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크다는 것. 또한 화장실을 혼자서 이용 가능하도록 개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진희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활센터 '숨' 활동가는 "이번 설문을 통해 주거공간의 확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주거를 둘러싼 장애여성의 사회, 문화적 문제가 드러났다"며 "앞으로는 주거공간의 확보만이 아닌 주거공간이 어떻게 하면 장애여성에게 안정적으로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주거권' 담론이 확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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