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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용'자만 나와도 잡아가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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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용'자만 나와도 잡아가는 정부"

'용산 해결' 촉구 단식하던 사회·정당 대표 줄줄이 연행

사회 단체 및 정당 대표들이 용산 참사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시작했으나, 20분만에 연행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용산 범대위)가 기자회견을 연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날 단식 농성을 시작한 이들은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 이종회, 박래군 용산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 최헌국 목사 등이다. 이 가운데 수배 중인 남경남 의장과 이종회, 박래군 공동집행위원장은 명동성당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농성을 시작한 지 20분쯤 됐을 때, 경찰은 "불법 농성을 하고 있다"며 이들을 둘러싸고 연행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를 항의하던 시민 한 명도 경찰에 연행됐다. 이로 인해 총 6명이 광진 경찰서로 연행됐다.

용산 범대위는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던 서울시청 집회를 취소하고 광진 경찰서에서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 경찰에 연행되고 있는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프레시안

"끝내 용산을 외면하면 죽기를 각오하고 단식 농성을 이어 가겠다"

용산 범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유족 앞에 사죄하고 용산 참사를 해결하라"며 이를 위해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용산 참사가 일어난 지 280일이 지났다"며 "하지만 여전히 총리는 서울시장에 책임을 떠넘기고 서울시장은 용산구청과 재개발 조합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용산 참사 해결을 촉구하는 단식 기도 도중 쓰러진 문규현 신부를 두고 "신부가 사경을 헤매는 동안에도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총리는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닫았다"며 "신부의 기도에 우리가 화답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만약 정부가 용산을 끝끝내 외면한다면 우리는 죽기를 각오하고 단식 농성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1인 시위도 가로막히고 삼보일배는 5m도 가지 못해 막힌다"며 "범대위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엔 이렇게 곡기를 끊는 일 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도 "정권은 용산의 '용'자만 나와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한다"며 "죽음을 각오하고 온 몸을 다 바쳐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하얼빈 의거 100주년을 맞은) 안중근 의사가 일본에겐 테러리스트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열사"라며 "용산 참사 철거민도 정부에겐 테러리스트일지 모르겠지만 서민과 철거민에겐 자신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던 이들이었다"고 말했다.

▲ 정부종합청사에서 단식 농성 돌입 기자회견 중인 용산 범대위. ⓒ프레시안

▲ 사회 단체 및 정당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했다. ⓒ프레시안

▲ 단식 농성 도중 연행되고 있는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 ⓒ프레시안

▲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가 여경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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