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쌍용자동차 농성장 강제진압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긴급구제조치를 권고했다.
인권위는 5일 경기지방경찰청장에게 긴급구제조치를 권고하며 "농성 노동자 뿐만 아니라 진압 경찰 등 다수인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루 전인 지난 4일, 쌍용차가족대책위가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생명과 중대한 신체적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한 데 따른 조치다.
인권위가 4일 쌍용차 농성장에 조사관을 파견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인한 부상자가 수십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경찰이 사용하는 진압 장비와 노조 측이 방어를 위해 사용하는 장비가 모두 심각한 위험을 갖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런 상태에서 경찰의 강제 진압이 계속되도록 방치할 수 없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다.
인권위는 이날 권고문에서 "강제진압의 최후거점인 도장2공장 내에는 다량의 인화물질이 포함돼 있다"며 "전기 및 소화전의 차단으로 화재와 폭발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권위는 "70여 일간의 고립된 공간에서 농성중인 조합원들의 심신 상태를 고려할 때 고공농성 강제진압시 추락 및 자해를 유발할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용산참사와 같은 대형사고가 발생할 경우 생명 및 신체의 안전에 회복하기 어려운 결과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인권위는 "경찰법에 따르면, 경찰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정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회사 측에만 치우친 경찰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인권위는 "현재의 강제진압은 경찰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직무규칙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달 24일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국가인권위원장 긴급 성명에서 노사 양측이 평화적인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같은 달 30일에는 의약품 반입 등 긴급구제 조치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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