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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법원장 "신영철 대법관, 감내하기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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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법원장 "신영철 대법관, 감내하기 어려울 것"

전국 법원장 회의…신 대법관 사퇴 요구?

이용훈 대법원장은 5일 촛불재판 개입 논란을 겪고 있는 신영철 대법관에 대해 "명예와 도덕성을 생명으로 알고 살아온 법관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나온 말이다. 신 대법관에게 사실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 대법원장이 신 대법관을 계속 두둔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발언이다.

이날 회의는 당초 지난달 29일 열릴 예정이었다. 삼성 비리 관련 재판과 같은 날이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과 날짜가 겹치면서 전국법원장회의가 연기됐다. 반면, 같은 날 잡혀 있던 삼성 비리 의혹 관련 재판은 예정대로 열렸다. 당시 신영철 대법관은 에버랜드의 전화사채(CB) 저가 발행에 대해 삼성 측이 무죄라는 입장에 동조했고, 결국 삼성 측은 '찬성 6: 반대 5'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에버랜드 사건에서 삼성 측 변호인을 맡았던 이 대법원장은 당시 재판에서 제척됐었다.

이용훈 "명예와 도덕성을 생명으로 여긴 사람, 감내하기 어려운 일일 것"

5일 회의에서 이 대법원장은 "대법원 진상조사단은 신 대법관의 언행에 대해 재판개입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대법원 공직자윤리위가 관대한 의견을 냈지만 재판 개입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대법관들의 의견을 모아 엄중경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는 한 나라의 법과 정의가 무엇인지 최종적으로 선언하는 대법관에게는 더없이 무거운 것으로,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일이며 명예와 도덕성을 생명으로 여기면서 평생 재판 업무에 종사해 온 사람으로는 감내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관들은 재판상 독립을 스스로 확보하겠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고, 특정 법관의 거취에 대한 의견 표명은 법관의 신분보장을 침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절제된 결론을 도출했다"고 덧붙였다.

"신영철 비판한 판사회의, 현명했다"

그는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개입을 비판하는 일선 법관들의 판사회의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법관들이 의사표현 방식에서 반드시 적절하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사법권 독립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스스로 확보하겠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는 현명함을 보였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법원의 관료화와 사법행정권의 집중화 현상이 이번 사태의 원인 가운데 하나란 목소리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하며 대화하고 소통하려는 자세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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