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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일제고사 폐지 건의 교사 수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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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일제고사 폐지 건의 교사 수사 나서

울산교육청도 사유서 강요…전교조 "교권 유린 폭거"

울산광역시에서 일제고사(교과 학습 진단 평가)를 전집형이 아닌 표집형으로 실시하라는 민원에 서명했던 교사를 상대로 교육 당국에 이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달 2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는 교사 1380명의 서명을 받아 일제고사 표집형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울산광역시교육청 민원실에 접수했다. 이를 놓고 교육청은 지난 2일 각 학교에 장학사를 보내고 학교장을 통해 일제고사 관련 민원에 서명했던 교사 1380명을 일일히 조사했다.

시교육청은 교사들에게 직접 서명을 했는지, 일제고사에 왜 반대하는지, 반대에 적극적인지 혹은 소극적인지 등을 묻고 확인을 요구했다. 또 교사들이 이런 내용이 담긴 사유서에 자필로 서명을 하게 했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지난 3일 울산시교육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이날부터 지부장이 교육감실 앞에서 면담을 요청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양심, 사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교사의 전문성과 교권을 유린한 폭거"라며 교육감의 공개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전교조 울산지부 관계자는 5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교육청에서는 이번 조사를 민원에 대한 답변 과정이라고 했지만, 교육청은 민원 답변 기한을 넘긴 지난 3일 형식적인 답변만 공문으로 통보해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만에 동시에 각 학교에서 같은 조사가 벌어졌다"며 "결국 이런 서명을 하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이후 전교조 서명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압력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청의 이 같은 조사가 경찰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달 30일, 울산시 중부경찰서는 수사 참고 자료로 활용하겠다며 시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건의문에 서명한 교사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경찰 측은 이 가운데 서명을 주도하거나 선동한 교사를 국가공무원법이 금지한 집단 행위 금지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사법 처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실제 사법 처리 여부는 검찰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교육청의 이 같은 대응은 이례적이다. 전교조 측은 "이제껏 시국선언을 할 때 지부장이나 대표 자격에 문제를 삼은 적은 있지만, 서명으로 참여한 교사 개개인을 다 불러 조사한 전례는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또 다른 교원단체인 한국교총도 2003년 교육부총리 퇴진 서명 운동, 2006년 연금법 개정 반대 서명 운동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전개했지만, 이를 집단 행위로 문제삼은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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