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일제고사 '불복종 선언' 교사 강제 감금…출근 방해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일제고사 '불복종 선언' 교사 강제 감금…출근 방해도

강제로 끌려가서 방화벽에 감금…출동 경찰도 '수수방관'

"오른쪽 다리만 놔두고 나머지 두 팔과 한 쪽 다리를 들고 나를 교장실 앞 복도로 질질 끌고 갔다. 그곳에서 방화문을 닫고 나를 감금했다. 나가려 해도 막무가내였다. 그렇게 1시간 넘게 있었다."

31일 일제고사 불복종을 선언한 교사가 학교에서 강제로 감금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서울 곳곳에서 일제고사 불복종을 선언한 교사가 정상 근무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불복종 선언 교사들이 일제고사 감독을 들어가지 못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서구 우장초등학교 박진보 교사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이날 8시께 자신의 담임을 맡고 있던 교실로 가던 중 "이야기 좀 하자"며 길을 가로막은 교장과 신원을 알 수 없는 10여 명의 사람에게 강제로 이끌려 교장실 앞 복도에 1시간가량 감금당했다.

학교 측은 교장실 앞 복도로 가는 방화벽을 막아 그가 나올 수 없도록 했다. 박 교사가 112에 신고를 했지만 현장에 출동안 경찰도 그가 감금된 상황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박 교사는 "나중에 소식을 듣고 기자들이 오니까 그때야 나를 풀어주었다"며 "그러나 여전히 교실로 가는 것은 막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아이에게 시험을 선택할 권리는 주는 게 감금까지 당할 일"이냐며 "일제고사를 시행하고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우장초등학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서 "잘 알지 못한다"며 "교장은 일제고사 감독을 위해 돌아다니기 때문에 자리에 없다"고 해명을 거부했다.

학교장, 교사들 소집해 "시험보지 않으면 담임 교체하겠다"

일제고사 불복종 선언 명단에 이름을 넣은 성동구 금호초등학교 박세영 교사도 이날 시험 감독을 하지 못했다.

박 교사는 30일 밤 10시께 학교 측으로부터 일제고사 감독을 할 수 없으니 학교에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이를 무시하고 31일 학교로 출근했다. 그러나 박 교사는 담당 교실에 들어선 지 1시간도 안 돼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교장, 교감, 장학사들이 교실로 들어와 한목소리로 나가줄 것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박 교사는 "아이들 앞에서 실랑이 하는 모습이 교육에 좋지 않다는 판단에 자진해서 나왔다"며 "그동안 너무 시달려서 공황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교권뿐만 아니라 인권까지 침해당했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에서는 박 교사만 일제고사 불복종을 선언했다.

이 학교 교장은 그동안 일제고사 거부를 막고자 전방위적 행동을 취해왔다. 28일에는 6학년 교사들을 소집해 "시험을 보러 오지 않는 아이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담임을 교체하겠다"며 또한 "공문이 내려온 바와 같이 법대로 하겠다"고 공공연히 협박을 가했다.

박 교사는 "아이들이 결국 자기 양심과 생각을 버리고 시험을 볼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이 안스럽고 아이들 보기 부끄럽다"며 "아이들에게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금호초등학교 측도 이런 사태를 놓고 "답변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자리에 없다"고 해명을 거부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