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임원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서 입원 중이었던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한쪽 눈에 안대를 하고 3주 만에 퇴원했다.
전 의원은 2월 27일 사건 직후 '마비성 상사시'로 8주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조기 퇴원을 두고 전여옥 의원 측은 "의정 활동을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현재 전 의원은 외상 부분은 완쾌가 됐지만 '마비성 상사시'로 인해 사물이 겹쳐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을 퇴원을 놓고 "결국 (상해가) 과장된 것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 의원 '폭행' 사건의 피의자로 몰려 두 명의 전임 간부가 구속 수감돼 있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는 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8주 진단 끊어놓고 결국 3주 만에 나온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민가협은 "현재 전 의원 측은 국회 내 CCTV 촬영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찍히지 않았다고 하는 등 궁색한 변명만을 늘어놓으며 증거 자료는 제시하지 않은 채 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또한 전 의원의 주장이 시간마다 달라져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전 의원 측 주장에 동조해 집단 폭행으로 여론을 몰아가며 이정이(68) 부산민가협 전 공동대표에 이어 조순덕(58) 전 상임의장까지 구속시켰다"며 "이미 한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바 있는 인물을 구속하는 것은 공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기자 회견에 참석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60대 어머니가 가해를 했으면 얼마나 했겠는가"라며 "잠시 닿았던 것에 불과한 것을 머리채를 잡고 눈을 찔렀다고 해서 이 사태를 키워왔다"고 주장했다.
이덕우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8주 진단의 원인이 '마비성 상사시'로 알고 있는데 전여옥 의원은 원래 한쪽만 봤던 사람 아니냐"며 전 의원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덕우 대표는 "전 의원은 입만 열었다 하면 악취를 풍기는 악담과 도저히 품위라곤 찾아볼 수 없는 폭언들을 쏟아내고 있다"며 "결국 원래 '사시'였기에 세상을 똑바로 보지 못해서 그랬던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여옥 의원도 퇴원 뒤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분들이 안타깝다"며 "민주주의는 폭력으로 이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고 말하며 애초 사건의 원인이 됐던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민주화운동법)' 개정안 추진 입장을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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