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신문법과 방송법 등 언론 관련법을 기습 상정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전국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급히 단상 위로 올라 "이젠 싸울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위원장이 민주당의 반발 속에 언론 관련법을 기습 상정한 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500여 명의 전국언론노조 조합원이 모여 '총파업 5차 결의대회'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날 결의대회는 고 위원장의 기습 상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성토의 장으로 바뀌었다.
최상재 위원장은 "고흥길 위원장이 의사봉을 치지 못하고 제대로 선언하지 못해 이번 상정은 무효"라며 "한나라당이 상정을 강행하면 이명박 정권 퇴진 운동을 확실하게 벌이겠다"고 밝혔다.
▲ 25일 언론노조는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5차 대회를 열고 미디어 관련법의 직권상정을 강력히 비난했다. ⓒ프레시안 |
"결국 도발하면 맞서 싸울 수밖에 없지 않느냐"
언론노조 문화방송(MBC) 본부는 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박성제 본부장은 "우리는 26일 오전 6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저들이 전쟁을 원한다면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에서는 고흥길 위원장이 상정했느니 안했느니 등 논란이 있는 걸로 안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런 논란에 흔들림 없이 맞서 싸우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딱 두 달만에 다시 총파업을 하게 됐다"며 "한나라당의 언론 장악 저지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미디어 관련법의 직권 상정을 저기하기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지난 1월 8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했다.
심석태 언론노조 SBS 본부장도 "이명박 취임 1주년에 이 정권이 하는 일이 직권 상정이었다"며 "안타깝고 슬프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도발하면 맞서 싸우는 것 밖에 없다"며 "파업을 위한 대책위를 소집하는 등 할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 하겠다"고 밝혔다.
양승관 언론노조 CBS 지부장은 "입만 열면 법 운운하는 이들이 합의나 협의는 고사하고 의사봉 몇 번 치고 악법을 상정시켰다"며 "의사봉이 뭐든지 되는 도깨비 방망이인가"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러면서 국민이 따라오기만을 바라는 것은 무슨 심보냐"며 맹비난했다.
그는 "진짜 싸움은 시작됐다"며 "마구잡이로 밀어붙여 저들이 어질러 놓은 것들을 우리가 정리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김보협 언론노조 한겨레 지부장은 "설마 취임 1년이 되는 날 불미스러운 일을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너무 순진했나보다"며 "<미디어스>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글을 쓰는 것을 청탁 받아 썼는데 헛 일을 한거 같다"고 토로했다.
"언론악법의 대안은 합의기구 구성이다"
한편 전국언론노조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상식과 순리, 인류 보편의 가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총파업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나당의 언론악법은 자신들에게 불편한 방송과 신문을 거세할 방법으로 좀더 강하고 세련된 정치력과 선정성을 갖춘 경쟁자를 조작하는 것"이라며 "이는 방송과 신문을 언론으로 인정하지 않고 오직 재화와 자본의 축재도구로 이해하는 천박한 자들의 몰상식에 국민 대중을 끌어 들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재벌과 <조선><중앙><동아>의 방송언론 넘보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이를 허락하지 않는 이유는 방송언론의 감시와 비평의 대상이 되어야 할 재벌이 방송언론의 주체가 될 수 없음과 왜곡과 거짓을 일삼는 극단적 정파가 보편의 방송을 오염시킬 우려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은 언론과 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한 국민적 합의기구 구성에 나와야 한다"며 "이것이 한나라당에서 그토록 내놓으라고 하는 언론악법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만약 그렇지 않을시 "언론악법 폐기와 민주주의 사수를 위한 총파업은 이전보다 더 강고할 것이며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폐기하지 않는 한 파업은 계속 될 것임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조는 총파업 5차 대회를 마친 뒤 MBC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총파업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다. 이후 오후 7시부터는 국회 앞에서 촛불 집회를 열 계획이다. 여기에는 용산 참사 대책위도 동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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