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한대성 씨 부인 신숙자 씨와 고 윤용헌 씨 부인 유영숙 씨는 이날 낮 12시부터 검찰의 '왜곡 수사'를 규탄하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처벌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벌일 예정이었다.
오전 11시가 안돼 경찰청에 도착한 이들은 경찰청 현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려 했으나 경찰은 정문 밖으로 나가줄 것을 종용했다. 유족들은 "사과를 받지 않고는 돌아갈 수 없다"며 주저 앉았고 결국 10여 명의 여경과 10여 명의 형사기동대가 이들을 끌어냈다. 경찰은 이를 취재하려는 기자의 정문 출입조차 막았다.
유족을 대신해 정문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용산 철거민 살인 진압 범국민 대책위원회' 박래군 공동상황실장은 "김석기 내정자가 조직을 사랑한다면 스스로 옷을 벗고 나와야 한다"며 "사람을 죽여 놓고 책임자가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그는 6일 발표되는 검찰 발표에 관련해 "검찰이 경찰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속셈"이라며 "발표 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 투쟁 수위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책위원회는 전국 경찰청과 경찰서 173곳 앞에서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 용산 대책위가 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 전 기자 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프레시안 |
▲ 경찰에 항의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프레시안 |
누리꾼 "대통령과 검찰은 <PD수첩> 좀 봐라"
인터넷에서는 문화방송(MBC) <PD수첩>이 방영된 후부터 경찰을 비난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PD수첩>을 옹호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 '멋진놈'은 "PD수첩을 보고 충격을 먹은 건 경찰의 진술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점"이라며 "용역과 이미 합동 작전을 펼치고 사제 방패까지 든 용역을 전면에 배치시켰다는 점이 TV를 통해 만천하에 공개됐다"고 비난했다.
'소울'이라는 아이디의 한 누리꾼은 "방송은 대통령이나 높으신 분들 목소리만 전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며 "이번처럼 공권력에 의해 희생당한 분들과 그 유가족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도 분명 방송이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에포크'는 용산 참사를 강호순 사건과 비교하며 "강호순 사건이 혼자 저지른 극악한 범죄 행위라면 용산 참사는 거대 재벌과, 현 정부의 권력 체계, 그리고 용역깡패들이 설치며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강호순보다 용산 참사를 조직적 은폐 조작하는 공권력이 더 무섭다"며 "대한민국의 앞날이 걱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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