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 실적공시 이후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LCD 등 부품사업 부문에서 생긴 적자 때문이다. 정보통신 및 디지털 미디어 등 세트사업 부문은 흑자를 기록했다. 삼성은 최근 부품사업을 이윤우 부회장에게, 세트사업을 최지성 사장에게 맡기는 인사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이 적자 사업을, 최 사장이 흑자 사업을 맡는 구조가 된 셈이다. 최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관련 기사: 삼성, '이재용 체제' 본격 시동, "비리 경영자는 결코 죽지 않는다", "삼성, 자율경영 약속은 어디로 갔나?")
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7400억 원 적자
삼성전자는 23일 작년 4분기 33조 원의 매출과 74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연결재무제표에 따른 것이며, 본사 기준 매출은 18조 4500억 원, 영업 손실은 9400억 원이었고 순손실은 200억 원이었다.
지난 2000년 3분기 실적공시(IR)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18조 3800억 원(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대를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5조 7000억 원으로 기록됐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연결 기준) 실적에는 삼성전자 해외법인 실적이 포함돼 있다.
본사 기준 매출 역시 전년(2007년)보다 15% 늘어난 72조 95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영업이익은 4조 1300억 원, 순익은 5조 5300억 원이었다.
반도체, LCD는 적자…정보통신, 디지털미디어는 흑자
반도체와 LCD 부문 적자가 특히 두드러졌다. 반도체 부분은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4조 8100억 원으로 기록됐다. 영업 손실은 6900억 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 LCD 부문 매출은 3조 5500억 원이었으며, 영업 손실은 2300억 원이었다.
반면, 정보통신 부문과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흑자를 기록했다. 정보통신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 10조 3200억 원의 매출과 1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모두 연결 기준). 휴대전화 판매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따른 결과다.
디지털TV가 주력상품인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연결 기준으로는 이익을 냈지만, 본사 기준으로는 적자였다. 연결기준으로는 12조 6200억 원의 매출과 1100억 원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본사 기준으로는 2조 4100억 원의 매출과 170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삼성전자 해외법인에서 주로 수익을 냈으며, 국내법인은 적자를 냈다는 뜻이다.
이재용 측근 최지성 사장이 흑자 부문 맡아
그런데 삼성이 최근 발표한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투톱체제'로 운영된다. 이윤우 부회장이 반도체 및 LCD 등 부품사업 부문을, 최지성 사장이 휴대전화 및 디지털미디어 등 세트사업 부문을 각각 담당하는 식이다.
이 부회장은 적자사업을, 최 사장은 흑자사업을 맡는 구조인 셈이다. 최 사장은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전무의 최측근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번 공시를 접하고, 최근 인사안에 다시 눈길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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