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0.7%로 내려 잡았다. 지난해 11월 제시한 3.3%에서 2.6%포인트 하향조정된 수치다.
그리고 KDI는 올해 신규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의 전망치가 눈길을 끄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는 3% 내외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에 내놓은 수정전망치는 2.0%였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를 불신하는 목소리가 높았었다. KDI가 이날 성장률 예상치를 대폭 하향조정하면서, 이런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됐다.
KDI는 올해 성장률이 상반기에는 -2.6%, 하반기에는 3.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11월 2.2%에서 0.1%로 내려 잡았고, 설비투자는 1.9%에서 -7.7%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경상수지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원유 및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 폭이 더 크리라고 전망했다. 그 결과, 136억 달러 흑자가 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취업자 수는 상반기에 감소세를 나타낸 이후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연간 합산치는 결국 마이너스에 머무를 것이라는 게 KDI의 예상이다.
KDI는 "한국의 수출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세계경제의 하강속도가 주요 국제 전망기관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각국의 단기 경제지표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IT버블 시기였던 2001년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정부가 당분간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부실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과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자본확충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리고 은행의 부실이 급속히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도 주문했다. 국회에 사전 동의를 얻어 자금을 마련하고 부실이 심각한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 비상계획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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