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16일 오전 주요 계열사 사장의 절반 가까이를 교체하는 대규모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황창규, 이기태 등 삼성전자의 간판급 경영자들이 물러났다. '이건희 시대'를 대표하는 경영자들이 물러난 자리는 이 전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측근이 채웠다. 이 전무의 신임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최지성 사장의 부상이 대표적이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라는 이번 인사를 놓고, 삼성 주변에서는 '이재용 중심 체제'에 시동이 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영 승계 문제를 놓고 불거져 왔던 온갖 불법 비리 의혹들이 삼성 특검과 법원에 의해 말끔하게 정리된 결과라는 것.
이재용 최측근 최지성, 삼성전자 간판으로 부상
이번 인사 결과에 따라, 삼성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는 이윤우 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이 함께 이끌게 된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 LCD 등 부품 산업을 맡고, 최 사장이 휴대폰 등 완제품 산업을 담당하는 구조다. 이를 두고 삼성 안팎에서는 '투톱 체제' 방식이라는 말이 나온다.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최 사장은 삼성 내에서 대표적인 해외영업·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전자 역대 경영자들이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이었던 점과 다른 대목이다. '이재용 삼성'의 강조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세대교체…구조조정 전문가 부상
50대 중반의 부사장급을 대거 승진켰다는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이재용 체제 출범에 맞춰 '이건희 세대' 경영자들을 뒤로 물리고, 젊은 경영자들을 발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리고 구조조정에 능한 재무전문가들이 전면에 배치됐다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최근 경제위기 상황을 고려한 포석으로 읽힌다.
최근 경영실적이 크게 부진한 화학 계열사에서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 삼성토탈은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이, 삼성정밀화학은 배호원 전 삼성증권 사장이 각각 임명됐다. 삼성석유화학에는 삼성경제연구소 출신인 윤순봉 삼성 업무지원실 부사장이 배치됐다.
다음은 16일 발표된 삼성 부회장, 사장 인사 내용.
▲ 승진 내정자
o 부회장 승진 내정
·삼성중공업 김징완 대표이사 사장 →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물산 이상대 대표이사 사장 → 삼성물산 대표이사 부회장
o 사장 승진 내정
·삼성전자 장원기 부사장 → 삼성전자 Device Solution부문
LCD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윤부근 부사장 → 삼성전자 Digital Media & Communications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윤주화 부사장 → 삼성전자 감사팀장 사장
·삼성전자 최외홍 부사장 →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
·삼성코닝정밀유리 최주현 부사장 →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
·삼성코닝정밀유리 이헌식 부사장 → 삼성코닝정밀유리 대표이사 사장
·삼성중공업 배석용 부사장 → 삼성중공업 조선소장 사장
·삼성토탈 박오규 부사장 → 삼성BP화학 대표이사 사장
·삼성증권 서준희 부사장 → 에스원 대표이사 사장
·삼성물산 장충기 부사장 → 삼성물산 보좌역 겸) 삼성브랜드관리위원장 사장
·삼성물산 윤순봉 부사장 → 삼성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
·제일모직 황 백 부사장 →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
▲ 이동·위촉업무 변경 내정자
·삼성전자 이윤우 대표이사 부회장 →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evice Solution부문장
·삼성전자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 → 삼성전자 Digital Media & Communicatios부문장 사장
·삼성전자 이상완 LCD총괄 사장 → 삼성전자 기술원장 사장
·삼성전자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 →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 권오현 반도체총괄 사장 → 삼성전자 Device Solution부문 반도체사업담당 사장
·삼성전자 박종우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기 강호문 대표이사 사장 →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삼성SDS 김 인 대표이사 사장 →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겸) 삼성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
·삼성카드 유석렬 대표이사 사장 → 삼성토탈 대표이사 사장
·에 스 원 노인식 대표이사 사장 →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배호원 사장 → 삼성정밀화학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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