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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ㆍ靑 브레이크 없는 질주, '초대형 충돌'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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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黨ㆍ靑 브레이크 없는 질주, '초대형 충돌' 임박

입법 전쟁 '폭풍전야'…'MB 속도전'이 '파국의 활주로'

외나무다리에서 여야가 마주섰다. 연말 '입법 전쟁'의 승패에 따라 큰 국면이 달라진다. 'MB법안'의 제도화를 바탕으로 집권 2년차의 주도권을 부여잡으려는 여당과 제1야당의 존재감을 대내외에 각인시키려는 민주당으로선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다.

한나라당은 MB 법안의 연내 처리 강행 방침이 확고하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처리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29일~31일 사이에 민주당이 현재 점거하고 있는 본회의장에서 2004년 대통령 탄핵안 처리에 비유되는 대형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김형오 의장, 무리수 둘까?

일차적인 관심은 김형오 국회의장의 선택이다. 한나라당이 법안을 강행처리하기 위해선 본회의장 진입과 농성중인 야당 의원들에 대한 진압이 필수다. 김 의장이 경위권을 발동해 길을 열고 쟁점법안을 직권상정 할지가 당면한 관심사.

야당 일각에선 김 의장이 연내 처리 법안들에 대한 심사기일을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본회의 일정을 잡거나 상임위에 심사기일을 지정하는 것은 직권상정의 수순밟기다. 그러나 김 의장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물리력을 동원한 경위권 발동은 김 의장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우선 여야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흐를 것이 뻔하다. 미디어 관련법, 사이버모욕죄 신설법, 통신비밀보호법, 국가정보원법 등 'MB법안'의 후폭풍은 전 사회적 논란으로 번져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장외투쟁 등으로 이어질 경우 상당기간동안 정상적 국회운영은 불가능하다.

또한 김 의장 개인적으로는 자칫 'MB악법 날치기'의 주역으로 역사에 기록되는 오명도 각오해야 한다. 그렇다고 국회의장 임기 이후 한나라당 대표라는 정치적 그림이 있는 김 의장으로선 친정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요구를 마냥 모른척하기도 난감하다.

이에 따라 김 의장이 연내 처리보다는 당분간 여야 대화를 중재하며 임시국회가 마감되는 내년 1월 8일까지 시간을 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쟁점 법안이 아닌 일부 법안에 한해 연내 처리하는 분리처리론도 거론된다. 하지만 어느 쪽이건 미봉책에 불과하고 여야 모두 이 방법에는 시큰둥한 표정이다.

한나라당, 밀어붙일까?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로 허를 찔린 이후 한나라당 지도부는 강경론 일색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28일 "연내처리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야당 상황과 여론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법안처리 전략을 다듬는 막바지 수순으로 돌입했다. 어떤 식으로건 국회의장이 본회의장에서 의사봉을 두드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단번에 법안 처리를 끝내는 '전광석화' 방식이 한나라당으로선 최선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앞서 "상황을 종료시킬 단 한번을 제외하고 몸싸움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회법상 일괄상정과 일괄통과가 금지돼 있어 상당 시간동안 한나라당의 역점거와 본회의장 봉쇄가 전제되지 않으면 정상적 안건 처리가 불가능해 진다.

당 내부 단속도 한나라당 지도부의 고민거리다. 당장은 숨죽여 있지만 일방적 밀어붙이기에 비판적인 세력이 당내에 엄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력 행사, 야당과의 몸싸움이 필수적이고, 이에 따른 역풍을 감내해야 할 상황에서 수적 우위가 강행처리를 할 만큼의 단일 대오 유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원희룡 의원은 "탄핵 때도 그렇고 역대 정권의 경험을 보면, 다수 의견의 힘을 내세운 정치는 반드시 역풍을 맞았다"며 "이번에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본 21' 등 개혁성향 의견그룹, 박근혜계의 비협조도 당 지도부가 고려해야 할 변수다.

야당 결속, 유지될까?

정세균 대표-원혜영 원내대표 체제의 명운은 물론, 내년 4월 재보선까지 이어질 연말 입법전쟁의 퇴로는 민주당에게도 없다. 당 분위기도 어설픈 타협책이 발을 디디기 어려운 상황. 정세균 대표의 '중대 제안설'이 타협책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곧바로 유보 조치된 게 이를 반증한다.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당 지지율이 반등 기미가 보인 점도 고무적이다. 모처럼 민주당이 '반(反)MB 전선'의 구심으로 떠오르자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사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민노당과는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했고 창조한국당 일부 의원도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농성에 합류한 상태다.

자유선진당도 한나라당의 일방 처리에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회창 총재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이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한 사과 없이 쟁점법안의 연내 일괄 처리를 강행할 경우 다수의 힘에 의한 반민주적 폭거로 규정하고 단연코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러나 "한나라당이 연내 일괄 강행처리 방침을 접고 외통위의 한미 FTA 처리를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협상에 불응한다면 법안 직권상정시 본회의에 참여해 찬반의사를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당은 또한 민생법안과 쟁점법안의 분리처리, 쟁점법안의 여야 협의처리를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내고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물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치 속에 선진당의 중재가 효력을 발휘할만한 공간은 많지 않은 게 현실. 그러나 선진당이 쟁점법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연내 일방 처리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한나라당의 고립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연대도 앞서 "한나라당은 다수의 위력으로 야당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법안을 강행처리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밝혀 한나라당의 운신의 폭을 좁혀 놨다.

청와대, 강행 의지 불변?

이처럼 국회와 여론의 지형으로 봐선 한나라당의 연내 강행처리가 무리수라는 게 분명해진다. 그럼에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은 청와대의 의지가 워낙 강경하기 때문에 나온다. 청와대는 표면적으로 "법안 처리는 국회가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짐짓 모른척 하고 있으나 촉각은 온통 국회 상황에 쏠려있다.

이동관 대변인은 28일 "여야가 국회에서 잘 처리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고, (야당도) 그것이 국민적 기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쟁점 법안들이)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행처리를 불사해야 한다는 분명한 주문이다. 'MB법안'의 연내 처리 불발시 '속도전'을 강조하는 내년 국정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독려하는 한편, 당 지도부에게도 수시로 연내 처리를 종용하는 등 다방면으로 옥죄고 있다. 당 지도부도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라는 '승부수' 앞에 무기력한 모습으로 후퇴할 경우 지도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는 점에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여기에 입각 등 '떡고물'을 기대하는 일부 당 인사들의 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경쟁'이 맞물려 강경론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연초 개각과 대대적인 여권 진용개편이 거론되면서 실명을 동반한 입각설이 공공연한 상황이다.

결국 한나라당이 디데이(D-DAY)를 언제로 잡느냐, 김형오 국회의장이 얼마나 한나라당에 협조적일 것이냐가 일차적인 관심이지만, 청와대가 강행 의지를 꺾지 않는 한 초대형 충돌과 그 후의 가공할만한 후폭풍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후폭풍은 국회 마비와 전사회적인 '반(反)MB 전선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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