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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돈 비리 수사, 곁가지에만 매달리나"

검찰, '수입 단가 부풀리기' 의혹에는 침묵

"'한걸음' 나아간 건가, '옆길'로 샌 건가."

효성 비자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지켜본 이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문무일)는 지난 7일 효성건설이 인건비를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효성그룹 재무 담당 임원을 여러 차례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일본 현지법인 이용한 비자금 조성 혐의는 어디로?

하지만, 검찰이 이날 발표한 "효성건설이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은 효성 비자금 사건의 본류에서 약간 떨어진 것이다. (☞관련 기사: "이 대통령이 사돈 비리에서 배울 점", "우리도 '곰'이 될 수 있는데…")

효성 관련 의혹의 핵심은 "효성이 2000년께 일본 현지법인을 통해 부품의 수입 단가를 부풀려 들여와 한국전력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200억~3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효성그룹 내부자로부터 이런 제보를 받았던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제보 내용이 대부분 사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런 결과에 대해 모두 판사·검사·변호사 출신으로 구성된 청렴위 전문위원 9명은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 역시 이 회사 자금 흐름에서 비정상적인 흐름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검찰, 이미 드러난 혐의 외면하는 이유는?

하지만, 올해 2월 이런 조사 결과를 인계 받은 검찰은 본격적인 수사를 계속 미뤘다.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것은 올해 9월께다.

그나마 검찰은 사건의 본류와는 거리가 있는 효성건설 비자금 문제에 수사를 집중했다. 지난 7일 발표에 따르면, 검찰은 효성건설에서 자금 업무를 담당하던 윤 모 씨를 구속했다. 지난 2005년 회삿돈 16억 원을 빼돌린 혐의가 적용됐다. 과장으로 재직하다 퇴직한 윤 씨가 자신이 관리하던 회사 법인계좌에서 빼낸 돈을 주식 투자와 도박에 썼다는 것. 윤 씨가 관리하던 자금의 성격에 대해서도 검찰은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그룹 차원에서 회삿돈을 빼돌려 조성한 비자금일 가능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규명하려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검찰이 그룹 차원에서 저질러진 대규모 비자금 사건을 직원 개인의 횡령 사건으로 축소하려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효성 비자금 수사를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던 검찰이 일부 임직원에게 죄를 묻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지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또, 청렴위 조사 등을 거치며 이미 혐의가 드러난 사안을 미뤄둔 채 상대적으로 조사가 덜 진행된 사건에 집중하는 검찰의 태도에 대해서도 답답해하는 이들이 많다. 일본 현지 법인을 이용한 비자금 조성 사건에 대한 수사를 굳이 미뤄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사돈 기업 수사에 쏠리는 눈

검찰의 이런 태도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효성그룹의 특수한 관계 때문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집안은 이명박 대통령 집안과 사돈 사이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이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 씨의 남편이다.

그리고 조석래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경제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었다. 조 회장은 또 당시 BBK 의혹 등 검증 과정과 관련해 "옛날 일을 자꾸 들춰내면 사실 답이 없다. 우리 경제가 짧은 시간에 성장하다 보니 그 동안 부작용이 있었다. 그런 식으로 다 들추면 국민 중에 제대로 된 사람은 없다"며 '검증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 역시 취임 초부터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며 사돈 집안 사람이 회장을 맡고 있는 전경련과 밀접한 관계를 과시하곤 했다.

여기에 겹쳐 이 대통령의 사위가 경영을 맡고 있는 한국타이어는 이 대통령의 외아들 시형 씨를 사원으로 뽑아서 구설을 낳았다. 시형 씨는 인턴사원으로 입사했으며, 최근 정규직으로 발령 났다. 이 회사가 시형 씨를 인턴사원으로 뽑는 과정에서도 말이 많았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10년 간 인턴사원을 뽑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타이어가 올해 5월 말에 발표한 인턴 선발 공고에 따르면, 지원조건이 '2009년 2월 졸업 예정자'로 돼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경영학과를 오래 전에 졸업한 시형 씨는 지원자격이 없는데도, 합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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