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향조정됐다. 미분양 주택 급증과 자금 흐름 불안이 맞물린 결과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47개 건설사에 대한 평가 결과, 20개 사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고 5개사의 등급 전망을 낮췄다고 5일 밝혔다.
대림산업, GS건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4개사는 회사채 신용등급이 AA-급에서 A+ 급으로 낮춰졌다. 이들 업체의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A1급에서 A2+로 한등급 낮춰졌다.
대우건설은 ICR 등급이 A-로 한단계 낮춰졌다. 삼호는 회사채 등급과 기업어음 등급이 각각 BBB+와 A+로 떨어졌다.
대우자동차판매와 쌍용건설, 한일건설 등 3개사의 채권 및 어음이 각각 BBB, A3로 한단계씩 떨어졌다. 동양건설산업과 극동건설, 경남기업, 벽산건설,신일건업의 채권 및 어음 등급도 하향조정됐다.
동문건설과 동일토건, 동일하이빌, 우림건설, 월드건설 등 5개 중견 건설업체의 채권 등급은 BBB-에서 투기 등급인 BB+로 떨어졌다. BBB-는 정상적인 투자가 가능한 최저 등급이다. 여기서 더 떨어뜨려 투기 등급으로 분류할 때는, 등급 전망을 낮추는 과정을 거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런 과정 없이 바로 신용 등급을 낮췄다.
투기 등급으로 분류되면, 향후 회사채 발행 등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두산건설과 에스케이건설, 남광토건, 진흥기업, 풍림산업의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추가적인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반면,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 23개 회사는 이전 등급이 유지됐다.
한편, 이날 내려진 신용등급 하향 조치의 배경에 대해 한기평 측은 이렇게 설명했다.
"국내 주택시장은 2008년 아파트 거래량이 월 7만호 이하로 감소하고, 미분양 물량이 16만세대를 넘어서는 등 주택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건설업계 전반에 걸쳐 운전자본부담이 늘어나면서 재무 레버리지가 현저하게 높아진 상태이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악영향으로 금융기관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출 기피 등 부정적 금융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강화로 건설사들의 자금경색이 상대적으로 심화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대출의 정상적인 차환에 실질적인 어려움이 발생되고 있고 진행 및 예정사업의 사업성 저하까지 예상되면서 PF대출 관련 시공사 부담이 상당 수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주택경기 침체의 장기화 우려는 건설사의 자산매각 등 자구계획에도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 여력도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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