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일 서울 중구의 농협 본사와 여의도 NH투자증권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 씨에 대해서도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수사관 20여 명을 보내 농협 본사에서 휴켐스 매각 관련 문서와 세종증권 인수 관련 문서를 압수했고, 옛 세종증권인 NH투자증권에서도 매각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세종증권 측이 정화삼 씨 형제를 통해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 금품 로비를 시도한 혐의를 포착했으며, 이 과정에서 노건평 씨도 개입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또 당시 세종증권의 주가가 폭등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농협으로부터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하기 위한 로비를 시도했는지 여부와 휴켐스 주식을 차명거래해 시세차익을 남겼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한편 노건평 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이날 오후 법원에 접수했다. 이로써 조만간 열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노 씨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검찰은 정화삼 씨 형제가 세종증권 매각 성공 사례금으로 세종증권 측으로부터 30억 원을 받았고, 이 중 3~4억 원 가량이 노건평 씨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노건평 씨는 "돈을 받은 적이 없고, 오락실 수익금도 모르는 일"이라고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며 "검찰에서 당당하게 내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노 씨는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를 떠나 김해 진영의 자택으로 돌아갔으나,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조만간 다시 상경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