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기사를 쓸 때 별로 할 말이 없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첫주 개봉과 더불어 220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극장가를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극장가 통념상 첫주 개봉 관객수에 곱하기 3을 하는 것이 최종 스코어라고 생각하면 이 영화는 일단 7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눈여겨 볼 대목은 이 영화를 배급하는 CJ엔터테인먼트의 파워다. <놈놈놈>의 전국 스크린 수는 816개, 함께 배급하고 있는 <강철중:공공의 적1-1>의 스크린 수는 232개, 합쳐서 1,000개를 훌쩍 뛰어 넘는다. 전국 스크린 수가 1,700개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몇분의 몇을 장악하고 있는지 직접 계산들 해보시기 바란다. 일각에서 또다시 스크린독점 얘기가 나올 법도 하지만, 뭐 그럴 것도 없는 것이 독점의 피해를 받을 한국영화가 없기 때문이다. 편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특정 영화가 세몰이를 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비판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만큼 어떤 방법을 써서든 한국영화를 가열시킬 영화가 한편 나오는 것이 현재로서는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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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아마도 CJ의 이같은 스크린 독점은 이번 주 <님은 먼곳에>와 다음 주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나오면서부터는 다소 해채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작품 각각 메이저 배급사 격인 쇼박스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작품으로 이렇게 되면 빅3의 3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어서 특정 작품이 스크린을 몰아 가져갈 수가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걸 두고 정립(鼎立)이라고 하던가. 국내 극장가에 바야흐로 삼국시대가 열릴 조짐이다. 실제 삼국시대의 얘기를 그린 오우삼 감독의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도 꽤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모양새다. 개봉 2주째를 맞아 13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 <원티드>는 280만, <핸콕>은 260만 등등 할리우드 영화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 아쉬운 것은, 아니나 다를까, 여름 시즌이니 만큼 워낙 큰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되는 관계로 작은 영화들이 숨쉴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영화 다양성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이게 뭐 어제 오늘의 일이었던가. 다양하고 개성있는 영화들을 원하시는 분들은 시네큐브 등 비상업영화관을 찾아가시기를 바란다. 거기에는 박스오피스 순위에는 오르지 못하지만 <레몬 트리><카운터페이터> 등 뛰어난 수작들이 상영중이다. 그런 영화들도 잊지 마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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