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적벽대전>이다. 저번 주는 <핸콕>이었다. 저저번 주는 <원티드>였고, 저저저번 주는 <강철중:공공의 적:1-1>이었다. 한주마다 한편씩 박스오피스를 차례로 갈아치우고 있다. 워낙 사이가 좋아서? 워낙 경쟁이 치열해서? 그보다는 시장이 극도로 불안하게 요동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전같으면 경쟁력있는 작품 몇편이 사이좋게 관객을 나눠가며 전체 시장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요즘은 몇편은 크게 성공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죽어 있는, 영화식으로 말하면 '살아있는 시체의 밤'이 계속되고 있다. 뭔 말이냐고? 조지 로메로 감독에게 물어보시기들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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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 |
어쨌든 <적벽대전>의 1위 등극은 다소 놀라운 일이다. <칠검><묵공> 등 이런 류의 영화들은 죄다 실패한데다, 이번 작품이 완성본도 아니어서(오우삼 감독은 이 영화를 마치 퀜틴 타란티노의 <킬빌>처럼 1,2편으로 나누어 발표한다) 인기몰이는 조금 어렵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게다가 '적벽대전'을 둘러싼 중국 후한시대의 역사가 좀 복잡해야 말이지. 이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 예컨대 '鼎立'이라는 한자어가 이때, 왜,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방통의 '연환계'라든가 제갈량의 '화공계', 황개의 '고육지계'가 이때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재미있어 할지 극히 회의스러웠기 때문이다. 지금 세대는 '삼국지'를 완독한 사람이 드문 데다가, 한겨레신문에 '김중혁의 액션시대'같은 걸 보면 '삼국지'를 마초(macho)들의 치기가 넘치는 작품 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세상에서 <적벽대전>이 되겠느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봉 첫주 전국 80만 관객을 넘기며 쾌조를 보였다. 130분이 넘는 러닝타임 등을 생각하면 꽤나 잘된 수치다. 2위는 <핸콕>, 3위는 <원티드>, 4위는 <강철중>이다. 이중 <강철중>은 가볍게 450만 관객에 접근했다. 아마도 한주 더 기세를 몰아 500만선을 돌파하려 할 것이다. 이 영화의 관계자는 고등학생들이 방학을 하는 이번 주, 다음 주를 지나면 보다 안정적인 흥행을 해낼 것이다, 그렇다면 최종 수치는 아직 섣부르게 예측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개봉한다. 다음 주에는 <님은 먼곳에>가 개봉하고 그 다음 주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기다리고 있다. 남은 7월 기간동안 극장가가 요동칠 것이다. 1위 자리가 매번 바뀔 것이다. 국내 영화시장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기를 기다리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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