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부터 공공 부문 승용차 홀짝제(2부제)가 실시된다. 현재 배럴당 140달러 대인 국제유가가 170달러를 넘어설 경우, 민간 부문에 대해서도 에너지 다소비업종 영업 제한, 엘리베이터 운행 제한 등 에너지 절약 강제조치가 실시될 전망이다.
1단계 위기관리 조치, 앞당겨 시행…관용차, 경차ㆍ하이브리드차 전환
정부는 6일 이런 내용이 담긴 '초고유가 대응 에너지 절약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관계 장관 회의에서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두바이유 기준)를 넘어설 때 발동할 예정이었던 1단계 위기관리 조치를 앞당겨 시행하고, 향후 유가 동향 및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적인 조치를 발동하기로 했다.
이번에 시행되는 '1단계 위기관리 조치'는 중앙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시ㆍ도 교육청 등 공공부문에 주로 적용된다. 정부는 현재의 공공부문 승용차 요일제를 홀짝제(2부제)로 전환하고, 출퇴근 공무원을 위한 통근ㆍ셔틀버스 운행, 업무택시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승용차 홀짝제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시행된 바 있으나 고유가에 따른 차량 홀짝제 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정부는 관용차 운행의 30%를 감축하고 현행 관용차량 1만 5300대의 절반을 2012년까지 경차ㆍ하이브리드차로 바꾸기로 했다.
27도 넘어야 에어컨 가동…야근 공무원은 스탠드 이용
'여름철 26도 이상, 겨울철 20도 이하'인 경우 냉난방 기기를 가동하도록 돼 있는 현재의 실내 적정온도 관리 규정 역시 '여름철 27도, 겨울철 19도'로 각각 1도씩 조정하기로 했다. 또 "4층 이하는 금지, 5층 이상 격층 운행"이라는 엘리베이터 작동 규정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념탑, 분수대, 교량 등 공공시설물에 설치된 경관조명 시설의 사용을 금지하고 일반도로와 고속도로 과다조명 구간 가로등은 심야시간(밤 11시∼다음날 일출)대에는 소등키로 했으며 공무원들이 야간 근무를 할 때에는 스탠드 등을 사용토록 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총리 특별지시를 7일 전국 819개 공공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와 별도로 에너지 절약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민간에는 '자율절약' 권장…목욕탕 격주 휴무, 네온사인 사용 자제 등
공공 부문에 적용되는 이런 조치는 민간 부문에 대한 '시범조치'의 성격을 띠고 있다. 정부는 민간 부문에 대해서는 에너지 자율절약 대책을 적극 권장하되, 유가 변동 상황에 따라 강제조치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정한 '자율절약 권장사항'은 △승용차 자율요일제 전국 확대 △대기업 통근버스 사용 및 카풀제 확대 △유흥음식점 야간영업시간 단축 △대중목욕탕 격주 휴무 △주유소.LPG 충전소 등 자동차연료 소매업소의 옥외간판 및 조명 사용자제 △대형점포 및 자동차 판매업소 조명의 영업시간 외 사용자제 △네온사인 등 옥외광고물과 골프장 조명 사용자제 등이다.
이와 함께 "여름철 26도 이상, 겨울철 20도 이하에만 냉난방 기기를 가동한다"는 방침을 자율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백화점 등 대규모 업무용 건물에 대해서는 이런 방침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제한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유가 170달러 넘으면, 민간에도 강제 조치
이런 '자율절약 대책'이 강제조치로 바뀌는 경계는 '유가가 배럴당 170달러를 넘는 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70달러가 될 때를 기준으로 2차 위기관리계획을 마련했다. 2단계에서는 필요한 부분에 대해 강제조치를 할 계획"이라며 "민간부문 승용차 요일제, 에너지 다소비업종 영업제한, 엘리베이터 운행제한 등 전반적인 강제조치를 시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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