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의 <강철중>과 안젤리나 졸리의 <원티드>가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서울에서는 <강철중>이 <원티드>를 훨씬 앞섰지만 전국 스코어로는 <원티드>가 <강철중>을 눌렀다. 프레시안무비의 박스오피스 순위는 서울 관객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강철중>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좀 새겨봐야 할 대목은 스크린수 면에서 <강철중>이 <원티드>를 100개 정도 앞서있기 때문에 두 영화의 차이는 사실상 없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강철중>은 15세, <원티드>는 18세 관람가여서 어찌 보면 사실상 <원티드>가 이긴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두 영화가 '치고받는' 모습이 조금 거슬리신가. 흥행의 측면에서 볼 때 그렇게 볼 이유가 없다. 원래 두 영화가 치열하게 경합을 벌일 때 그 주의 박스오피스가 흥이 난다. 서로들 넘치는 관객들을 주고 받게 되기 때문이고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강철중>과 <원티드>의 흥행 강세로 다른 영화들이 약간씩 손해를 봤다. 대표적인 작품이 김태균 감독의 <크로싱>. 탈북자 문제를 인본주의적 입장에서 다룬 이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표 어두운 얘기'라는 딱지를 떼는 데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이념 갈등이 심각한 때라는 점도 이 영화의 성공 가능성을 애초부터 높게 보지 않게 한 요소로 꼽힌다. 그나마 전국 36만여 관객으로 볼 때 꽤나 선전했다는 느낌을 준다. 안타까운 것은 곽재용 감독의 <무림 여대생>이다. <엽기적인 그녀>를 만들었던 곽 감독의 이름값을 생각할 때 지나치게 홀대받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쿵푸 팬더>가 여전히 잘되고 있다. 요즘 극장을 가면 이 영화를 보러 온 유소년들때문에 시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하지만 그리 불쾌하지는 않다. 많이들 영화를 보러 가는 한 시끄러운 건 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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